승우를 데려다주고 온 도민은 울먹이며 아이를 맞이하던 30대 여성과 그저 해맑게 웃으며 엄마한테 깜짝 선물을 하고 싶었다고 말하던 승우의 모습을 떠올렸다. 여성은 울먹이는 와중에 아이가 건네는 꽃을 보자 울음과 웃음이 동시에 터져 나왔었는데, 아이는 두 가지 감정이 뒤섞인 그런 엄마의 표정을 보며 당황스러워했었다. 하지만 여성이 아이를 꼭 안아주자, 아이는 자신을 안아주는 엄마를 함께 안아주며 엄마의 생일을 축하해주었었다.
도민은 승우에게는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임을 느꼈다. 한 때, 자신도 어릴적에는 부모의 웃음이 세상의 전부였고, 부모의 칭찬이 자신을 살아가게하는 원동력이었기에 승우를 떠올리며 도민도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비록 지금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하며 특별한 일이 있지 않으면 부모님께 전화조차 잘하지 하는 도민이지만, 그때는 부모의 웃음과 칭찬이 뭐라고 그리 좋아했었는지 슬며시 웃음지었다. 그러면서 도민은 어쩌면 좋아하는 일이라는게 대단할 필요도 없으며, 의미있는 일이여할 이유도 없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관리인은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편의점 점장은 손님 이름 붙이기를, 옆집 여자는 연기를 좋아한다. 모두 하나 같이 거창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그들은 사소한 행동에서 자신들만의 행복을 찾았다.
그제서야 도민은 자신도 그들과 다를 것이 없는 사람임에도 '좋아하는 일'이라는 개념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했음을 느꼈다.
마음 한켠에서 계속 도민을 압박해오던 고민이 풀려서인지, 승우를 찾기 위해서 열심히 달렸던 탓인지 도민은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도민은 알람이 채 울리기도 전에 잠에서 깼다. 도민은 늘 그랬듯이 시간을 확인하고선 더 잠을 청했고, 다시금 알람이 울리자 그제서야 이불 밖으로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간신히 몸을 일으킨 도민은 입에 칫솔을 물고선 샤워를 시작했다. 샤워하는 동안에는 분명 꽤 괜찮은 사내가 있었지만, 역시나 샤워를 하고 나오니 물에 젖은 생쥐 한마리가 거울에 서 있었다.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머리를 말리고,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평소와 다를 것이 전혀 없는 아침 준비가 끝이나자 도민은 책상 위에 놓여진 연극 티켓을 한장 들고선 301호의 문을 열고 밖을 나섰다.
도민은 여전히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어쩌면 도민도 오늘, 자신만의 '사소한 행복'이라는 것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