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까지만 해도 동네 슈퍼가 있던 자리에 편의점이 생겼다. 낡고 오래되긴 했지만, 사람 손길이 가득 묻어 있던 슈퍼였다. 동네 주민은 아니었지만, 추억의 장소가 사라진 것 같아 괜스레 마음 한켠이 아련해지는 주석이다.
주석은 반짝이는 편의점 간판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고향에 있던 동네 터줏대감 슈퍼를 떠올렸다.
동네 주민들과도 친해서 심부름 온 아이가 누구집 아들 딸인지 훤히 꿰뚫고 계시던 주인 아주머니. 말하지 않아도 동네 애연가들의 담배를 척척 꺼내어주시던 주인 아저씨까지. 이제는 사라져 볼 수 없는 모습을 상상하며 쓸쓸히 웃음 지었다.
'딸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며, 교복 입은 남학생 두 명이 편의점 핫바를 까먹으며 편의점에서 나왔다.
"넌 맨날 그거 먹더라?"
"어. 이거 진짜 개 맛있어."
"그래? 나 한 입만"
"너 돈 주고 사 먹어!"
"겁나 뭐라고 하네. 한 입만 먹는다니깐?"
기회를 엿보던 남학생이 손에 쥔 핫바를 먹으려 들자, 다른 남학생이 다급히 핫바를 입에 욱여넣고 앞으로 뛰어가며 말했다.
"너 같으면 주겠냐?"
"아 돼지야! 너 살찐다니깐?"
"응 먹고 뺄 거야~"
우다다 뛰어가는 남학생들 사이로 핫바 막대가 통통 튀며 바닥에 떨어졌다. 학생들이 떠나간 자리에는 그들의 웃음소리와 막대만이 남겨져 있었다. 주석은 멀어져가는 남학생들의 뒷모습을 보며 슬며시 웃음 지은 후 떨어진 막대를 주워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