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심

by 김승수

경계심

종량제 쓰레기봉투 여러 개가 주석을 기다리며 길가에 놓여있다. 주석은 드르륵 바퀴 소리를 내며 쓰레기봉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봉투를 들어 올려 리어카에 담는 순간, 경계심이 가득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주석은 화들짝 놀라 소리치며 물러섰고, 주춤하는 걸음에 리어카가 부딪히며 ‘텅’ 하고 둔탁한 소리가 났다.

약하게 메아리가 울려 퍼졌고, 고양이가 쓰레기봉투 더미에서 튀어나왔다. 까만 얼룩무늬가 있는 녀석은 주석을 경계하며 하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깜짝이야. 후... 왜 그래? 나 그냥 청소하는 거야.”


주석은 가슴에 손을 얹으며,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듯 고양이에게 하소연하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얼룩무늬 녀석은 주석의 다정한 말투에도 경계심을 풀지 않으며 계속해서 하악질을 해댔다.

“왜 그러니? 나도 일을 해야 할 거 아냐. 내가 죄지은 것 같잖아.”


계속되는 하악질에 손을 움찔거리면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에 조심스레 쓰레기봉투를 들어 올렸다. 그때, 쓰레기봉투 뒤에서 성인 남성 주먹보다 조금 더 큰 크기의 새끼 고양이들이 꿈지럭거리며 나타났다. 새끼 고양이들은 갑자기 마주한 큰 생명체에 놀란 듯 다급하게 얼룩 고양이가 있는 쪽으로 뛰쳐나갔다.

“얘들 때문에 그런 거였니? 말을 하지 그랬어.”


얼룩 고양이가 주석의 말은 더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쓰레기봉투 더미로 들어갔다.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새끼 고양이 하나의 목덜미를 물고 빠져나와 주석을 째려보았다. 꾸물거리는 새끼 고양이들이 귀여워 본격적으로 보기 위해 무릎을 굽혀 앉으려던 찰나 얼룩 고양이를 필두로 금새 주석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좀만 더 있다가지 얼룩아...”

주석은 못내 아쉬워 얼룩이와 새끼들이 지나간 길 쪽을 잠시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