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들 속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하루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걱정과 불안에 치여가며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의 대화의 웅성거림, 사납게 울어대는
자동차의 경적소리, 가게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로 귀가 아파온다.
그럴 때마다 나의 눈은 자그마한
쉼이라도 찾고 싶어 한다.
몇 번 두리번거리면 쉽게 볼 수 있는 골목길.
잠시 동안만 눈으로 담고 스쳐 지나가는 곳이지만
계속 생각나는 특이한 길이다.
숨바꼭질을 하다 건물 사이로 숨어든 어린아이 같이 난 늘 작은 골목에 들어가 보고 싶다.
소란스러운 생각들과 바쁜 사회에서
잠시 숨어들고 싶다.
골목들도 잘 보면 각각 한 편의 드라마 같다.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따라, 건물들의 모양에 따라
골목길의 성격도 바뀐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나만의 자작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밤길에 가로등 하나 놓인 골목길은 미스터리 사건을,
빛에 비친 장미줄기가 얽힌 담장 사이 골목질은
로맨틱한 사랑을,
하늘이 훤히 펼쳐진 골목길은 신과의 운명을,
벽으로 꽉 막힌 골목길은 조용한 우울을.
그다음 골목길의 이야기 속 나를 집어넣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