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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 트럭 한 대

by 다소니

자그마한 이삿짐 트럭 한 대가 도로를 달린다

꽉꽉 눌려 담긴 짐들

그 짐들은 왜 옮겨지고 있을까


감정은 늘 거주지를 옮겨 다닌다

매번 이유도 달르고

매번 목적지도 다르다


이삿짐 트럭 한 대는 어디로, 무엇을 옮기고 있던 걸까

그 짐들 속엔 사랑이 숨어있을까,

슬픔이 잠겨있을까,

그저 설렘만 안고 질주하는 것인가


인간의 몸 하나가 자그만 이삿짐 트럭이라면

비포장 도로에서 정처 없이 달리는 나를 붙잡아 줘

누군가에게 내 사랑과 기쁨과 슬픔이 옮겨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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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