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집중이 잘 안 되는지라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 열람실을 갔다.
방학이라 그런지 학생들은 한 두 명 정도였고 대부분 어른들의 책 넘기는 소리뿐이 열람실 안을 울렸다.
그런데 갑자기 들리는 누군가의 얕은 숨소리.
약간의 코골이가 섞인 작은 소리.
주위를 둘러보니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언니가 책상에 얼굴을 푹 숙이고 있었다.
‘공부하러 왔는데 시끄럽게. 짜증 나.’
하지만 주변 어른들은 아무도 그 언니를 깨우지 않았다. 매서운 눈빛 보단 아버지의 따스한 눈빛이었고, 무언가 안쓰럽다는 마음을 공유하는 듯해 보였다.
그래, 그래, 방학이 끝나면 또 시험이고
시험이 끝나면 또 다른 시험이 있을 테고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그 길이 얼마나 힘들겠어.
그 어른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그 어른들도 나름의 고충을 알고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