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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to the World Oct 05. 2023

장래 희망?
넌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네 번째 생각

어렸을 때는 누구나 꿈이 있고 이런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꿈이 사라지는 게 요즘 현실이다. 그렇지만 나는 커가면서 더 많은 꿈을 꾸게 되었다. 하고 싶은 것도 찾게 되고 좋아하고 잘하는 것도 알게 되면서 새로운 목표와 열심히 할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

     

“저의 장래 희망은…”, “저의 꿈은…” 이라고 얘기할 때 그다음에 이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직업이다. 십중팔구. 나도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꿈은 직업으로서는 작가야.” 차이점이 보이는가?

     

난 역사를 좋아한다.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역사 지식도, 삶의 교훈도 많이 얻었는데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었다. “꿈은 동사입니다, 여러분! 직업이 아니에요!” “나는 00의 직업을 가져서 000의 일을 할 거예요”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직업은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단. 

    

엄마도 누누이 그렇게 얘기하셨다. 어렸을 때부터 나의 오랜 꿈은 목사님이었다. 말씀이 좋았다. 그런데 크면서, 책을 사랑하게 되면서 목사님과 작가라는 두 직업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었다. 되게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나는 그 목사님이라는 나의 꿈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얘기하는 소명이라고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후에 산책을 나가곤 했었는데 그럴 때 엄마와 참 다양한 얘기를 나누곤 했다. 그때 엄마께 내가 오랫동안 안고 있었던 질문을 했다. 지금 이 두 직업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무엇이 맞는지를 모르겠다고. 어떤 걸 골라야 할지도 모르겠고, 혼란스럽다고. 그때 엄마는 이렇게 얘기해주셨다.

      

“직업은 사실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야. 직업이란 것은 하나님께서 네게 주신 비전을 이루는 데에 쓰이는 도구일 뿐이야. 하나님께서 네게 부어주신 뚜렷한 비전이 있다면 그 비전을 이루는 데에 얼마나 많은 도구들이 사용될 수 있겠어? 너무 한정 짓지 말고 그 비전을 위해 기도해 봐.” 

    

이제는 또 다른 생각을 해 봐야 할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참 감사하게도 난 어렸을 때부터 목사님이 왜 되고 싶은지에 대한 뚜렷한 이유가 있었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작가가 되고 싶은 이유도 내가 읽은 책을 통해 작가가 나에게 영향을 미친 것처럼 나도 그런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직종을 살펴보면 다 말하는 것이나 글과 관련되어 있다. 목사님, 아나운서, 시인…. 그리고 결국 난 글을 좋아하게 되었다. 

    

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 했다. 친구들에게 조언해 주고 도와주는 걸 좋아했다. 보람을 느꼈달까? 이타적이진 않지만, 사람들이 내가 만들어 준 것으로 기뻐하고, 내 조언으로 도움을 얻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나도 덩달아 행복해졌다. 난 사람을 좋아했다.  

   

천성적으로 밝은 사람이기도 했다. 사람을 웃기는 것도 좋아하고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해 주길 바라고 나도 모두를 좋아하려 애쓰는 사람.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이 사실들을 깨달으면서 조금씩 나의 비전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의 비전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신문을 읽다가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세계 1위라는 사실을 알았다. 너무 슬펐다.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때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톨킨 작가님이 내게 <반지의 제왕>을 통해서 희망을 전달해 주었다. 나도 그런 희망을 전달하고 싶어. 그래, 난 밝은 사람이잖아. 톨킨 작가님이, 그리고 많은 작가님이 내게 그래 주신 것처럼, 나도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사람들에게 진정한 희망을 전하는 사람.” 

    

나의 직업을 정하기 전에 나는 먼저 나의 비전을 찾을 수 있었다. 참으로 감사했다.

     

결국 목표지점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똑같이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전하고 싶었다. 다만 내가 그 수단으로 작가를 선택한 것은…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다양한 사람에게 빨리, 더 깊이 다가가고 싶었다. 나에게 책은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린 아주 고마운 존재였다. 나에게 너무 좋은 영향을 미쳤다. 나도 꼭 이 받은 것을 흘려보내리라 다짐했다.

      

비전을 고민하면서, 나의 비전을 차츰 알아가게 되면서 쓰려고 계획했던 글이 있다. 계획만 짜두고 마무리하진 못했는데, 그 글의 소개 글 같은 걸 이번에 다시 읽게 되었다.

     


“하나님은 모두의 마음속에 비전을 넣어 두신다. 하지만 그 비전은 꼭꼭 숨겨져 있다. 하나님과 함께할수록 더 뚜렷해지는 것이 비전이기도 하다. 인생이란 그것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비전은 보물 같은 것이 아니다. 그걸 알고 찾아낸다고 해서 돈을 많이 번다거나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비전을 알 때 단 한 가지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유, WHY’

내가 왜 그런 일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지,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내가 왜 이런 걸 잘하고 못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명확하게 보일 것이다.

Vision은 시야를 뜻하기도 하지 않는가. 결국은 시야가 더욱 밝아져 명확하게 볼 수 있을 거라 난 믿는다.”

(2022.6.16.) 


    

솔직히 쉽진 않았다. 밤마다 기도할 때 엄청 짜증 내기도 하고, 애걸복걸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결국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터무니없다. 어떻게 이 10대의 나이에 내 인생의 목표를 단번에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지. 이걸 이 나이에 찾은 것만 해도 정말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사람의 인생은 참 기니까. (어떻게 보면 참 짧고, 어떻게 보면 참 길다.)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이 비전이 바뀌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때때마다, 시기마다 주시는 크고 작은 새로운 목표들과 꿈들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나의 작년 목표와 올해 목표가 조금 비슷하긴 해도 다른 것처럼.

      

나에겐 꿈이 있다. 끝까지 그 꿈을 이뤄내고자 도전할 용기가 있다. 실패하면 울기도 할 것이고, 우울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꿈이 있기에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싶으니까. 비전이 있기에 담대해지고, 다시 해 볼 용기가 생기고, 열심히 살게 된다. 비전을 찾아야 한다.

    

정말로 꿈이 없는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인 것 같다. 그래서 난 가끔 말한다. “내가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숨 막히는 현실 세계에서 잠시 벗어나 꿈꾸고 상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기 때문이야. 그 세계를 갔다 오면 없던 힘도 좀 생겨. 나에게 현실을 너무 강요하지 마. 차라리 꿈꿀래.”

     

현실 도피가 아니다. 이게 있어야 살 수 있다. 땅바닥만 보면 드넓고 푸른 저 하늘도 못 본다. 우리도 잠시 꿈을 꾸어보자. 꿈을 품고 살아가 보자. 나이, 성별, 직업 다 상관없다. 아직 늦지 않았고, 아직 우린 살아간다. 꿈이 자라나는 걸 막지 말자. 이미 심겨져 있는 그 씨앗에 물을 주어서 나무로 자라게 하자.

     

그렇게 많은 꿈나무가 자라면, 대한민국이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을 난 믿어 의심치 않는다.

Good Night:)

(내가 직접 만든 무드등이다.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라는 문구는 윤동주 시인님의 시를 보고 쓴 것이다. 그림은 네이버에서 색칠공부 도안 보고 따라 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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