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일제 강점기에 한 시인은 이 들판에도 봄이 올지 궁금해 하셨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인생에 봄이 올지 궁금해한다.
봄. 많은 이들이 생명력이 넘치고 희망차다고 생각하며
좋은 날, 꽃길을 걸을 때가 바로 봄이라 생각한다.
난 오늘, 봄이 올까에 대해 묻지 않는다.
난 오늘, 봄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
봄이란 무엇일까.
기나긴 겨울을 지나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힘겹게 올라오며
재잘재잘 새소리와 반짝반짝 햇살이 가득한 때?
힘든 시절을 지나 그렇게 아름다운 시절을 맞이하고
열매를 얻었다고 가슴 벅차할 수 있을 때?
난 말이다.
나에게 봄은... 아픈 시절을 지나 결국은 맞이하게 되는 때도 아니고
그때에 모든 것을 이뤄냈다고 외칠 수 있는 때도 아니다.
나에게 봄은..
지금이다.
아파도 힘들어도 새싹은 솟아난다. 봄이다.
꽃이 가득한 세상을 밝게 만들어주는 것은 결국 앙상한 나뭇가지와의 대비이다
나의 마음은 절대 앙상하지 않다. 봄이다
봄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핀다. 착각하지 말라. 이것은 열매가 아니다.
열매를 피우기 위한 수없는 과정 중에
(그 과정 중에 앙상한 나뭇가지도 들어가 있음을 잊지 말자.)
아름다운 순간의 한 순간일 뿐이다
지금도 열매를 피우기 위해 노력한다. 봄이다.
봄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마음 속 안에 있다.
봄을 찾아내려고 하면 이미 찾아온 봄을 못 본다.
봄을 보자
감사하자. 작은 예쁨들에 기뻐하자. 작은 즐거움에 웃자.
싹을 틔우고, 꽃이 피어 있음에도 여전히 아프고
시샘하는 바람이 불어와 날 흔든다면
손을 내밀어라.
날 붙드시는 아버지의 손을
그 부드럽고 강한 손을 잡을 수 있을 테니.
그리고 난 너의 그 아프고 찬란한 봄을 옆에서 함께 응원하겠다.”
-2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