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그대는 우체국 앞에서 바람이란 우체부를 고용해서 가을이란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에 실여 온 가을은 별에는 윤동주의 쓸쓸함을 내 맘속에는 사라져 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더 짙게 합니다.
가을밤 귀뚜라미 소리는 어머니의 숨소리, 아버지의 한숨소리, 큰오빠의 노랫소리, 숙이의 웃음소리가 됩니다.
산골 밤나무 아래서나 붉은 감나무 아래서는 밤을 줍고 홍시를 낚던 어린 나를 만나곤 합니다.
그대가 보내준 가을이 오면 나아가 그대가 온 듯 반갑게 여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