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후,해운대는
바다는 여름이 지난 후에도 잘 있었다.
그 많던 파라솔을 다 감당하고
뜨거운 열기를 다 받아들이고도 바다는 건재해 보였다.
아침 일찍 밀물은 여전히 바다의 메밀꽃으로 피어나
피곤한 이들의 발을 쓰다듬고,
시지프스가 돌을 굴리 듯 물을 굴린다.
구 백 년경 최치원도 너에게 위로받아 이름 지어 주니
수천 년 시간 동안 누구나 보듬었다.
그러나 오늘 내 발을 쓰다듬는 네 몸도 열이 있는 걸 보니
바다야! 너도 상처받고 있었구나.
ps ; 894년 경 최치원이 6두품으로 신분의 한계를 느껴 가야산으로 들어가 세상을 마치게 되는데,
가야산 가는 길에 이곳에 들리게 된다. 이곳의 비경에 반해 자신의 字인 해운(海雲)을 바위에
새겨 해운대로 불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