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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우 Sep 25. 2024

너의  이름은

문경소녀  에세이  2  (신기한  이야기)

 너의 이름은


어두운 저녁 무렵이었다. 우리 마을에 있는  뒷밭에 가서 상을 치르며 누군가를 묻고 왔다. 가슴이 너무 아프고 아파서 잠에서 눈을 떴다. 도대체 내가 누구를 땅에 묻고 왔길래 이렇게 가슴이 아픈 것일까. 아버지였을까?  하며 나는 아침에 일어나 대수롭지 않은 꿈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새벽 2시쯤 자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 왔다. 부산 있는 남편의 전화였다. 큰 처남이 혈압으로 쓰러져서 동아대 병원에 와 있는데 낼 일찍 부산으로 와야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난 그때 시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잠깐 문경에 가 있었다. 벌써 27년 전인데도 그때의 가슴아픔이 생생하다.

큰 오빠는 그날 회사사람 송별회를 하는 중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서 급하게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때 노래는 칠갑산이라는 노래를 부르다가 쓰러졌다고 했다. 그리고는 오빠는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하고 한 달 동안 의식이 없다가 깨어나 5개월을 투병하고 결국 우리 뒷밭이 아니라 실로암공원묘지에 묻히고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었다.


나는 너의 이름은 이라는 일본의 신카이 마카토의 영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너의 이름은 에서 3년의 시간이 어긋나 있는 에서미츠하는 타키가 말한 대로, 이토모리 정의 정장(町長)인, 그녀의 별거 중인 아버지를 설득해 이토모리 주민들을 대피시키러 마을로 향하지만, 타키에 대한 기억은 사라져 간다. 그녀는 타키가 그녀의 손에 이름 대신 "좋아해"라고 적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곧 티아메트 혜성의 파편이 지구와 충돌해 이토모리를 파괴한다. 타키는 자신의 시간대의 신체에서 깨어나면서 모든 것을 잊게 된다.

타키와 에세미츠는 3년의 시간이 어긋난 공간에서 살고 있는데 에세미츠는 타키가 사는 이토모리 마을이 티아메트 혜성의 파편이 지구와 충동해 이토모리 마을이 파괴되어 타키도 사망자 명단에 포함됨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이 사실을 꿈속에서 몸이 바뀌는 타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여서, 결국 마을을 구하게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을 보면서 내가 오빠가 쓰러지기 전날의 꿈을 조금만 더 잘 해석했어도 송별회에 가면 칠갑산이라는 노래 말고 조금 더 낮은 음의 노래를 부르게 했다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 꿈은 나에게 우리 가족의 불행을 알려 주기 위한 꿈이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


주말에는 큰 오빠의 둘째 딸의 결혼식이 있었다. 조카딸 우리 ㅅㅁ이는 정말 예뻤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결혼식이 시작되니 눈물이 났다. ㅅㅁ이를 시아버지가 데리고 들어왔다.

괜히 큰 오빠의 빈자리가 느껴지고 빈소에 앉아 엄마는 재혼하지 말라던 초등학교 4학년의 우리 ㅅㅁ이가

저렇게 예쁘게 커서 제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 기특했다. 그때 꿈 해석만 잘했어도 우리 ㅅㅁ이의 손을 잡고 큰오빠가 들어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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