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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우 Oct 07. 2024

일본의 신사에는 진짜 신이 살까

일본의 신사

일본의 신사에는 진짜  신이 살까


 일본에는 신이 많다. 신(神)이라는 글자를 분해해서 보면 볼 시(示)에 펼 신(申)으로 이루어져 있다. 펴졌다 줄었다가 하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이라는 것을 배운 적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일본의 신사는 굉장히 이 글자에 충실한 것 같다. 관광객 중에 어떤 한 분이 유럽은 교회 보러 가고 일본은 신사 보러 온다고 했다.

그만큼 투어 중에 신사를 많이 간다. 또 내 친구 중에 한 명은 자기는 일본은 절대 가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귀신이 많아서라고 했다. 진짜로 일본은 공식적인 신사만 8만 개 비공식적인 것까지 하면 12만 개를 넘는다고 하니 일본에 가면 신사가 수 없많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진짜 눈에 보이는 펴졌다가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이 신사에 모시고 있는 신은 종류도  굉장히 다양하다. 옛날의 학자, 무사 혹은 요리사의 칼, 역을 지키던 고양이, 남자의 거시기까지 신사에 모셔 둔다. 12만 개나 되는 신사에 모시고 있는 신들은 그곳에 진짜 살고 있는 것일까 호기심이 많은 나는 항상 의아하다. 신이  800만이라고 하니 사람수보다  많다.  일본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음기가  많고 바다에서  죽는  사람이  많아, 이리로  모이고,  물을   못 건너서   나가지도  못해,귀신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다.


6세기 쇼토쿠태자라는 분이 불교가 들어올 때 기존 종교와 충돌을 막기 위해 신은 많을수록 좋다라고  했다.우리들을 많은 신들이 보호해 주니까라고 백성들과 귀족들을 설득했다고 했는데 과연 신은 착하고 좋은 신들만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작년 9월 10월은 진짜 투어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불교투어까지 있어서 여러 절과 신사를 많이 다녀왔다.  절 안에는  신사도 많이 있다.

나의 오지랖이지만 잘 모르겠지만 진짜 신사에 신이 많다면 그렇게 많이 다닌 나한테 하나 정도는 따라오지 않을까 라는 걱정도 된다. 다행히 귀신은 물을 못 건너온다 하니 세토내해라든지 현해탄을 건너지 못했을 거라고 위로는 해본다. 그런데 그 달에는 몸이 굉장히 힘들었다. 아무래도 어떤 센 놈이 나를 따라온 것인가 라는 의심이 들었다. 투어를 마치고 집에 온날 곤함에 절어 있었지만, 잠에 들 수가 없었다. 1분을 잠이 드는가 싶으면 또 가위에 눌려 눈이 떠졌다.

잠이 드는 것도 정말 두려웠다. 잠이 든 상태에서 100킬로짜리의 무엇인가에 눌려 숨을 쉴 수 없고 가위에 눌려 잠에서 깨어나는 것도 매우 어려워 정말 힘든 밤을 지냈었다. 그때는 피곤에 절어 있었는데 귀신은 몸이 안 좋고 심신이 약해 있을 때 다가온다고 하니 적당히 컨트롤을 하면서 다닐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또 이번 추석에 규슈의 하라주쿠에 있는 G호텔에서 묵었는데 일정을 마치고 4층에 객실을 배정받았다. 혼자 자는데 트리플을 배정받아 부담스러웠다. 13층 레스토랑에서 생맥주와 등심, 초밥등으로 우아하게 저녁을 먹고 온천까지 다녀와서 잠을 청했다. 피곤해서 금방 잠이 들었는데 자다가 새벽 1시쯤 휘영청 밝은 달에 눈이 떠졌다. 그때 베란다에 나가서 달을 보려고 하니 저 멀리 벌판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 나는 그만 겁에 질려버렸다. 베란다로 나가지도 못하고 침대로 와서 잠을 청하려는데 무서워 잠이 잘 들지 않았다.

그 객실에 여러 사람이 와 있는데 누군가가 자살을 하는 것이었다. 너무 무서워 이 방에서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찰나 잠에서 깨어 안심했다. 그렇게 투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가이드 친구한테 그 일을 이야기했더니 그 친구는 투어 때 그 호텔이 잡히면 절대 그곳에서 자지 않는단다. 근처 호텔에 가서 잔다고 했다. 자꾸만 뭔가가 보이고 가위에 눌려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다른 호텔로 간다니. 헐~~~


일본은 생과 죽음은 늘 공존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 마을 근처에 묘지를 두거나, 시내 안에 있는 절에 두는 경우가 많다. 가끔씩은 나는 혼자 자기 때문에 호텔이 묘지근처라든지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두려움이 엄습해 올 때도 있다. 아마 내가 머무는 공간에 시간의 차이를 두고 누군가 머물렀을 것이다. 혼자 있는 객실에 누군가 있는 듯한 내 마음은 어떤 것일까? 나도 언젠가 저런 모습으로 내가 살던 시간과 장소가 그리워 그곳에 와서 꿈처럼 어렁거리고 서성이다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그 두려움이 사라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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