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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우물 Jul 16. 2023

강04 프로젝터의 변천사

빔프로젝터

연자가 연단에 올랐을 때 마이크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영상물 관련 사항이다.


컴퓨터에서 PPT나 동영상으로 만들어진 영상물은 최종적으로 프로젝터(projector)에 의해 스크린으로 전달된다. 그러므로 영상 관련 제반 사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전달 매체인 프로젝터에 대한 개념부터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지금부터 프로젝터의 변천사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자.


아날로그 시대


아날로그 시절에는 다음과 같은 두 종류의 프로젝터가 있었다.     


1) 오버헤드 프로젝터(Overhead projector, OHP)              

일반적으로 OHP라 불리는 이 장치는 투명한 폴리에스터(플라스틱의 일종필름에 글그림도표 등을 직접 쓰거나 인쇄하여 OHP 판 위에 올리면 판 아래에 있는 광원에서 나오는 불빛이 필름을 투과하여 그 상단에 있는 렌즈와 반사경을 통해 화면에 크게 투영(投影. projection)시키는 프로젝터다.   

사진출처 - WIKIMEDIA COMMONS

이는 1970~1990년대에 학교나 관공서에서 시청각 교육용으로 널리 쓰이던 장비였던 만큼 이 시기에 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음 직한 추억의 물건이다.    


이 장비는 필름 위에 씌워진 내용을 지울 수 있어 필름의 재활용이 가능하고, 발표 시 그림을 그려가며 글을 써가며 현장감 있게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장비가 크고 무거워 장소를 이동해 가며 사용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OHP 판의 크기가 한정되어 있어 복부 엑스레이 같이 커다란 엑스레이 필름은 올려놓을 수 없고 미세한 병변을 부분적으로 확대하여 보여줄 수도 없기 때문에 영상의학과에서는 주로  슬라이드 프로젝터(slide projector)를 사용하였다.

                                   

2) 슬라이드 프로젝터(Slide projector)   

 

사진 출처 - 국립중앙과학관


이 프로젝터는 1920년대 개발된 최초의 환등기(幻燈機, Magic lantern)로서 먼저 프레젠테이션에 사용할 대상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은 후, 그 필름을 잘라 각 테두리에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마운트를 입혀  


마운트 홀더(mount holder)에 꽂아 프로젝터 속으로 한 장 한 장 손으로 밀어 넣어 비춰보는 방식이었다.  

 


이 장비는 아주 작고 가벼워 아무 데나 들고 다니면서 컨프런스를 할 수 있는 데다 병변부위만 찍어 확대해서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자료 제작 단가가 비싸게 치이고 발표 시 마운트 홀더를 넣었다 뺐다 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단점이 있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초에 들어 코닥(Kodak) 사가 만든 커로우절 타입(Carousel type)의 슬라이드 프로젝터가 등장하면서 이 분야에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


이것은 최대 80장까지 마운트를 장착할 수 있는 둥근 트레이를 프로젝터 머리 위에 얹어 놓고 본체에 붙어있는 버튼이나 와이어로 연결된 컨트롤러의 버턴을 누르기만 하면 앞으로 뒤로 자유자재로 돌아갔다.   

       

기껏해야 6장이 최대인 마운트 홀더에서 80장짜리 트레이로, 그리고 수동에서 반자동으로 작동방식이 바뀐 이 프로젝터를 처음 만난 순간, 마치 단발 소총만 쓰던 병사가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총알이 연속해서 80발이나 나가는 기관총을 만난 것 같은 경이로움을 느꼈다.      

             



                                                                   <디지털 시대>

3) 빔프로젝터(Beam projector)

하지만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하던지, 이런 획기적인 발명품의 전성기도 잠시. 

2000년대에 들어서자 컴퓨터, 인터넷, 파워포인트(PPT, powerpoint)의 발달과 함께 이를 이용한 빔프로젝터(beam projector)라는 마물(魔物)까지 등장하자 그동안 사용해 오던 프로젝터와 필름, 마운트들을 하루아침에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세상은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었고 그 첫 제물은 카메라, 필름, 프로젝터로 세계적 명성을 떨쳤던 코닥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칠판이나 필요하던 인문학 강의 분야에도 영상이라는 신물결이 밀어닥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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