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아토피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는 이유

아토피(Atopy)의 어원은 Out of Place, or Strange

by Celine

"아토피는 어차피 낫지 않는 거 아시죠?"


아토피의 어원은 그리스어인 아토퍼스에서 나온 의미는 "기묘하다" 또는 "생소하다"라는 뜻이다.


첫 번째 문장은 내가 지금도 성인아토피로 병원에 가면 의사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다. 환자가 아픔을 견디다 못해 찾는 곳이 병원인데 내가 지금껏 아토피로 다닌 피부과에서 내 피부를 반기는 의사는 보지 못했다. 아토피는 그들 사이에서도 "어차피 낫지 않을" 또는 "의사도 스테로이드 밖에는 해줄 것이 없는" 결국 완치가 어려운 병이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스무 살 후반까지도 나는 목 주변 그리고 얼굴 몸의 구석구석 접히는 부분마다 진물과 각질을 달고 살았다. 회사에 출근했던 어느 날 피부질환이 너무 심해 어렵게 시간 내어 찾아간 병원 여의사가 내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그녀는 거짓말하나 보태지 않고 내 얼굴을 보자마자 "어차피 안 낫는 거 아시죠? 약 드릴 테니 가세요."라고 했다.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그날따라 택시도 잡히지 않고 하염없이 내 처지를 한탄하며 길거리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어차피 나도 '낫지 않는다.'라는 전제하에 어쩌면 의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 위로받고 싶어 간 병원이었을 것이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의사는 얼굴을 예뻤지만 마음 씀씀이는 부족한 사람으로 기억 속에 남아있다.


1ED4F156-27D7-4C98-9551-4449B34EEBC4.jpeg 아이 어릴 때 식물 키우기 사진을 가져와봤다.


이런 말이 듣고 싶지 않아 성인아토피인 나는 이제는 피부과에 가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런 피부로 사는 것에 익숙해진 탓에 어느 정도 심한 상태는 '그러려니'하고 살고 있다. 참! 몇 개월 전 회사 출근이 어려울 정도로 얼굴이 벌겋게 되고 진물이 심해져 '어쩔 수 없이' 피부과에 가게 되었다. 요즘 피부과는 에스테틱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많은데 우리 집 주변에는 그러한 곳밖에 없어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이지경이 돼서 오시면 저더러 어쩌라는 건가요?"


이 말을 40살이 넘은 오늘도 듣게 될 줄이야... 난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죄를 지은 것도 없으면서 왜 나 자신이 부끄러웠는지... 나는 항상 병원에 가서 잠시동안 아토피의 불을 끌 순 있을지언정 차곡차곡 마음의 상처를 쌓아가는지 모르겠다. 이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토피인 나는 야속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여전히 칭찬 대신 나 스스로를 질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이가 약간의 두드러기나 밤새 피부를 긁게 되면 다음날 바로 피부과에 간다. 아토피 환자이자 엄마인 나에게 이제 가장 두려운 것은 '우리 아이도 혹시 나처럼?'이라는 걱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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