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궁의 아침 ①

일본 · 사람들은 왜 뛰는가

by Mansongyee



사람들은 왜 뛸까.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해서일까.

몸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자기 인생의 다음 도약을 준비하기 위해서일까.


나는 그 질문을 떠올리며

도쿄의 아침 공기 속으로 나갔다.


눈을 뜨자마자 숙소를 나섰다.

전 세계 러너들에게 성지처럼 불리는

도쿄 황궁 러닝 코스로 향했다.


처음으로 황궁에서 뛰는 아침이었다.


남편은 이 코스를 달리기 위해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워 두었다.

그래서인지 이 길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도 달릴 수 있는 사람처럼

익숙해 보였다.


마침 많은 러너들이

황궁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남편이 약간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보아라. 이 장면을.”


그리고 덧붙였다.

“최고의 러닝 코스다.”


도심 한복판에서

역사적인 성벽과 빌딩 숲을 함께 바라보며

약 5km의 길을 달린다.


이 코스의 특징은 단순하다.

신호등이 없다.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대체로 평탄하지만

치도리가후치 부근의 완만한 오르내림이

달리기의 리듬을 조금 바꿔 준다.


황궁 주변에는

러너들 사이의 작은 규칙이 있다.


혼잡을 막기 위해 모두 반시계 방향으로 달리고

보행자를 먼저 배려한다.


그리고 곳곳에는

러너들을 위한 Run Station이 있다.


옷을 갈아입고 짐을 맡기고

러닝 후 샤워까지 할 수 있는

도심 속 작은 베이스다.


벚꽃은 아직 피지 않았지만

비 없는 맑은 아침이었다.


일요일이라

많은 러너들이 함께 달리고 있었다.


문득

다시 그 질문이 떠 올랐다.


사람들은 왜 뛰는 걸까.


나는

살려고 뛰기 시작했다.

치매 예방.

살아 있는 동안

내 발로 걷고 싶어서.


남편은

건강을 지키는데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돈도 들지 않는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뛴다고 했다.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


그는 작가로서의

근력과 집중력을 위해

달린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뛴다.


건강을 위해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자기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 아침

황궁을 따라 흐르는 러너들 사이에서

나는 또 하나의 이유를 보았다.


사람은

가만히 머무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뛰는 것이라는 것을.


황궁을 한 바퀴 돌며

나는 생각했다.


달리기는

어딘가로 가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내 삶을 다시 정렬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이제

달리는 동안

생각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을 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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