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떤 음악을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나는 경험, 모두들 한 번씩은 있을까?
오래된 기억인데, 그 음악만으로 상대와 나만 아는 장면이 펼쳐진다. 마음에 무언가가 건드려진 걸까.
나는 옛날 그 시절, 멈추어져 있는 장면에 막막하게 서 있다. 당시에는 상대의 진심이 보이지 않았다. 그 정도쯤은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했다.나는 그 정도는 당연히 받아야 되는 사람으로 생각하기도 했다.어리석게도 나는 그런 나였다.
세월이 오래 흐른 후에, 어느 카페에서 흘러나온 음악을 듣다 문득.내게 상처를 주었다고 믿고 있던 상대를 다시 만난다. 다시 보니, 그 역시 젊고 어리다. 서 있는 모습이 어딘지 아슬아슬하고 슬퍼 보인다.나 역시 그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것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알아진다.
순간, 과거의 장면이 일순간에 흘러가버린다.상처받았다고 믿었던 그 생각 하나가 사라졌을 뿐인데. 이제껏 한 생각으로 잡고 있었던 어느 장면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따스한 햇살 앞에 속절없이 녹아버린 얼음 같던 내 마음은,눈물이 되어 흐른다.
내가 거대하다고 느꼈던 그가, 그리 크지 않은 그저 나와 같은 안쓰러운 존재임이 알아진 걸까,종지 그릇처럼 작았던 내 마음이 세숫대야처럼 커져서 그를 품을 수 있게 된 걸까,어느 쪽이든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