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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이모 Apr 21. 2022

덜 상처받는 곳으로 갔다면 그걸로 됐어

어떤 순간에는 상대의 선택이 나에게 아픔이 되기도 한다. 보고 싶은데 볼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하고, 저 선택을 하면 아플 텐데.. 싶은 생각이 드니 내 마음이 종종거린다. 그가 돌고 돌아갈 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온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중 백이진(남주혁)은 마음을 나눠가진 나희도(김태리)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떠한 말도 없이 떠난다. 남겨진 사람들은 이리저리 그를 수소문하지만 닿을 길이 없다. 가장 서운할 법도 한, 나희도에게 친구들이 묻는다. 원망되지 않느냐고.


19살 나희도는 이렇게 답한다.


"백이진의 선택을 믿어. 분명 더 나은 곳으로 갔을 거야. 좀 덜 힘든 곳, 덜 상처받는 곳. 이제 내가 해줘야지 응원.”


사랑은... 그의 선택을 믿어주는 것. 스스로를 가장 덜 아프게 하는, 더 행복해지려고 했던 선택일 거라고. 더 마음 편한 쪽으로 한걸음 더 가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믿어주는 것.


설령 그것이 내게 아픔이 되더라도, 그 선택은 그가 자신의 인생의 지혜를 총동원해서 내린 선택일 수 있다. 어쩌면 그 선택은 그의 인생길에서 그가 꼭 해야 할 경험일지 모른다.


내가 할 일은 그저 바라보는 것, 내 삶을 살아가면서 따뜻한 주의를 보내며 여기 이렇게 있는 것. 그렇게 여기 있는 것 자체로 그에게 '응원'이 되는 삶을 사는 것.


너의 선택을 존중해

너 역시 행복해지기 위한 결정을 했구나

잘했어

그 어떤 결정도 잘한 거야

네 결정을 백으로 믿고 나아가 봐

네게 오는 경험을 백으로 경험해 봐

그렇게 꽃 피워 봐

그러다가 문득, 길을 잃을 때는 잊지 마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를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망설이는 선택 앞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을 살피느라 내 마음 편한 방향으로 한걸음 내딛지 못하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괜찮다고. 선택하라고.


곁에 남을 사람은 네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줄 거라고. 너의 선택을 응원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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