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라고 하면 주로 나이 든 사람들을 떠올린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그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배워야 할 점이 더 많다'라는 생각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분명해졌다. 나의 유년시절부터 이십 대까지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 역시, 부모님도 선생님도 아닌, '어린 왕자'였으니까.
내게는 10살 꼬마 스승님이 한 분 있는데, 이 분은 세상 누구보다 나를 흔들어 깨운다. 지금 여기를 살라고!
제자: 이모가 기분이 안 좋은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돼?
스승: 음... 되게 쉬워.. 근데 비밀이야.
제자: 얘기해줘, 얘기해줘!!
스승: (누가 들으면 안 된다는 듯 속삭이며)
이모한테만 말해줄게. '웃으면 돼.'
제자: (입꼬리만 올리고 가식적으로 웃으며)
이렇게? 근데 기분 안 좋아지는데?
스승: 그렇게 웃으면 안 돼. 진짜로 웃어야 돼.
제자: 그렇구나... 그걸 어떻게 알았어?
학교에서 알려줬어?
엄마가 그렇게 하라고 말해줬어?
스승: 아니, 그냥 혼자 해봤어.
근데 난 웃으면 기분 좋아졌어.
제자: 아....
스승: 근데 이모는 안 되는 거 보니까
이모한텐 안 먹히나 봐.
이모한테 맞는 방법을 이모가 찾아봐..
제자: 아... 네..
'웃으면 돼.'라는 스승님의 말에 울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 의도적으로 웃어라, 라는 말은 살아오면서 수없이 들었다. 실제로 포스트잇으로 붙여두기도 했고, 다이어리에 적어놓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은 내 안의 답이 아니었다. 외부에서 들었던 좋은 말을 따라한 것뿐이었다. '그냥 혼자 해봤어.' 10살 꼬마 스승님은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묻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법을 알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 모두가 열 살 즈음에는 그러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외부에서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라는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왔다. 자라면서 우리는 열 살 즈음에 알고 있던 인생의 비밀을 하나씩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바라옵건대, 나는 꼬마 스승님이 열 살로 머무르셨으면 좋겠다. 몸의 성장이야 어쩔 수 없지만,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자기 안의 답을 찾는 그 감각은 영원히 잊지 않기를 바란다. 단 한순간도 어제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참새처럼 짹짹, 까르르 웃으며 지금 여기를 온몸으로 사는 그녀와의 시간은 '힐링'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