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과 가을바람 사이

by 사과이모

아이들도 잘 들여다보면 사랑을 한다. 살펴보면 더 곱게 사랑을 한다. 어디서 배운 적도 없으면서 어찌 그리 예쁜 마음을 가졌을까 싶을 만큼.


유치원 작은 앞마당은 작은 사람들이 손 흔드는 장소. 내일 봐, 안녕~하며 손을 흔든다. 한참 걸어가다 한번 돌아서 또 손을 흔들면 그건 그린 라이트♡ 작은 사람들의 손인사는 봄꽃처럼 싱그럽다.


오래된 사람들이 손 흔드는 장소는 집 앞. 자식들이 떠나가는 자동차 뒤에 서서 연신 손을 흔든다. 20년간 자신을 배웅해주는 부모님의 모습을 찍은 사진작가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1995년 부모님 두 분이 함께 손 흔들고 있는 사진은, 2009년에 한 사람으로 바뀌고, 2017년에는 텅 비어있다.


움직이면 큰일 날 것처럼, 자동차가 사라질 때까지 내게 손 흔드는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라서 연신 눈물을 훔쳤다. 낡고 오래된 그들의 손인사에는 가을바람처럼 쓸쓸하고 그리운 향내가 난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손을 흔든다.

누군가 내게 손 흔들어준다는 것은 사랑받고 있다는 것.

그들의 따스한 눈빛은 하나의 빛이 되어 내가 나아갈 길을 비춰준다. 가슴에 든든한 그 풍경을 새겨놓고 세상 속으로 걸어가게 한다. 이런 나를 데리고도 한번 살아보고 싶게 한다.


봄꽃과 가을바람 그 사이를 서성이는 게 인생 같다.


지금 나는 어느 계절에 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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