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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이모 Sep 19. 2022

사는데 진심


어떤 사람이 좋아요?라고 묻는다. 이런 질문은 답을 좀 정해두어도 좋겠다 생각해본다. 사람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요, 라는 답은 좀 성의 없어 보인다. 꼼꼼하게 자기 취향을 말하는 사람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그만큼 사람에, 사랑에, 자기 자신에게 진심인 것 같아서.


사는데 진심인 사람이 좋다. 삶이란 경험하는 것이고, 경험 중에 으뜸은 사랑 경험이니 사랑에 진심인 사람이 좋다는 의미이겠다. 사랑에 진심인 사람은 세상사에 다 진심인 경우가 많다. 자기 일도 진심으로 하고, 꽃에게도 진심. 동물에게도 진심. 지나가는 작은 사람들에게도 말을 걸거나 꼭 손을 흔들어주더라. 그러니 사는데 진심인 사람은 지금 여기에 살아있는 사람이겠다. '호기심'이란 안경을 쓰고, 매 순간 자신을 스쳐가는 세상사에 아름다운 오지랖을 부리는 사람. '아름다운'이란 단어와 '오지랖'이라는 단어가 제법 잘 어울린다고 말해주는 섬세한 사람.


당신이 좋다는 이야기를 이리 길게 했다.

초가을, 바람에게 말 걸고 조용히 응답을 기다리는,

바람에게도 진심인,

당신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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