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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과이모 Apr 04. 2023

아름다운 작정




이 몸 떠나도 어김없이

피고 지고 피고 지는

저 꽃들의 생동함을 바라본다.

지금 이 순간에 올인하듯. 과거도 미래도 없듯.

생명에 몰입하는 저 순수한 몸짓.



사랑이 아니고서는

저들처럼 온주의로 자신을 내던질 수 있을까.

시들까 봐 두렵다면 꽃들은 세상을 경험할 수 없는 법.

캄캄한 어둠 속 꽃잎 켜켜이 사랑으로 재워놓고

님 만날 날만 기다렸던가.



거대한 생명의 물결 앞에서

이 봄,

나는 무엇에 뛰어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사랑이어야 하지 않겠나.

사랑이란 생명의 다른 불림.



생생하게 살아있겠다는 다짐.

꽃이 되겠다는 아름다운 작정.



꽃들이 자기들 편에 앉으라고 손짓할 만큼

이 봄,

나, 꽃이 되리라.

사랑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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