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무더기로 핀 공원 화단을 뱅글뱅들 돌던 열 살가량으로 보이는 소년이 엄마를 부른다. 대단한 것이라도 발견한 듯이 큰소리로 부르기에 꽃에 정신 팔려있던 나도 소년을 바라본다.
"엄마, 엄마! 되게 아름답다.
대구 할머니 여기 데려오자. 할머니 꽃 좋아하잖아."
깜짝이야. 말하는 꽃도 있다니!
'아름답다'라는 단어가 이렇게 아름답게 들리다니!
열 살 소년이 발음하는 '아름답다'는 특별히 더 아름다운 것일까. 그 마음이 예뻐서 한참 소년을 바라보았다. 꽃을 바라보듯이.
꽃장면 두울.
어두컴컴한 흙 속에 숨어있던 연두빛 씨앗은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지만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세상이 무섭기도 했지요. 그럴 때마다, 햇살의 격려와땅의 응원, 벌레들의 칭찬이 힘이 되었답니다.아! 봄비가 전하는 사랑의 물줄기도 힘이 되었지요. 어느 날 용기를 낸 씨앗은, 작은 빛줄기의 신호를 받고수줍게 꽃모습을 드러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