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을 모두 품고 있는 사람. 뜨거운 태양빛을 내뿜지만 은은한 달빛을 호주머니에 담고 있는 사람. 남성성과 여성성이 공존하는 사람. 식물적인 줄만 알았는데 동물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사람. 야성미 넘치는 외모와 달리, 나조차 잊고 있던 내 지난 안부를 조심스럽게 물어봐주는 사람. 얌전해 보였는데 그런 줄만 알았는데 목소리가 힘차고 열정적인 사람. 평소에 어수룩하게 있다가 자기 전문 분야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쏟아내는 사람. 그때 그의 눈에서 발광하는 순수한 빛 같은 것. 눈처럼 환한 눈빛. 그것은 그가 가진 아우라. 에너지.
자연이 아름다운 것은 그들이 지닌 '조화로움' 때문.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혀 있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는 법. 음과 양. 두 가지 중 하나에 치우쳐졌다면 그것은 학습된 것. 자연은 그런 생김새가 아니다. 자연은 커다란 순환 시스템으로, 하나의 거대한 몸통으로, 이 복잡하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우주를 돌리고 있다. 그 안에는 뜨거움과 서늘함이, 아름다움과 추함이,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나약함과 강인함이 공존한다. 내 안에도 울퉁불퉁하고 모난 모습과 둥그렇고 따스한 모습이 수레바퀴 돌 듯 함께 돌고 있다. 보기에 좋은 것만 잡지 않는다면. 보기에 싫은 것을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 준다면. 인간은 비로소 자연에 가까워진다. 있는 그대로 아름다워진다.
학습되기 전의 날 것.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것. 분홍도 아니고 하늘도 아닌 것. 분홍이면서 하늘이면서 노랑이기도 한 것. 여자이면서 남자이고 남자이면서 여자인 것. 우리는 동전의 양면처럼 이 모습과 저 모습을 공평하게 품고 작은 소우주를 돌리고 있다. 거대한 우주의 한 부분으로써, 각자의 원을 굴리고 있다.
당신의 여성적인 모습을 사랑한다. 그 안에 당신이 품고 있을 본능적인 뜨거움 역시 사랑한다. 당신의 남성적인 모습을 사랑한다. 그 안에 숨어있는 다정함과 세심함, 수줍음을 사랑한다. 나와 같이, 슬픔과 좌절과 절망을 품고 있는 당신을 사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희망과 긍정을 품고 있는 당신을 사랑한다. 세상 만물이 그러하듯, 당신의 그러함을 사랑한다. 다 가진 당신을 사랑한다. 그 어떤 것도 가지지 않은, 존재 자체로 아름다운 당신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