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 알보는 아름답지 않다
'몬스테라'라는 식물은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서 커다랗게 자라는 잎사귀와 성장하면서 점점 여러 갈래로 찢어지는 독특한 외모로 꽤나 인기가 많은 식물입니다.
사진처럼 여러 갈래로 찢어지면서 안쪽에 구멍들까지 생기는 최종 형태까지 보려면 그래도 광량과 정성이 꽤 필요하지만 꼭 최종 형태까지 노리지 않더라도 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으로 무난하게 키우기 좋은 식물이라 많은 선택을 받는 식물이죠.
지금이야 좀 시들해졌지만 수년 전 코로나 시기와 맞물리면서 엄청난 가격을 호가했던 식물이 있었으니 바로 '몬스테라 알보'라는 식물입니다. 보시다시피 식물의 기본적인 녹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독특한 잎사귀를 가지고 있죠.
녹색과 흰색이 황금비율을 이룰수록 비쌌으며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삽수 한 장이 50~100만 원쯤 잎사귀가 크면 한 장에 150만 원 이상도 하는 가격이기에 이 알보를 번식시켜서 '식테크'를 노리는 사람들로 붐이 형성되기도 했었습니다.
비싼 이유는 알보 자체가 수입금지인 국내 상황과 더불어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전제 조건 때문이었습니다. 교배를 통해서 새 품종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 몬스테라 씨앗을 잔뜩 뿌려서 거기서 낮은 확률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소수의 개체만 저렇게 흰색이 들어가 있는 무늬가 발현되는 특성을 갖게 되는 특징 때문이었죠.
따라서 국내에서 알보를 번식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잎을 잘라 삽수 하는 방법밖에 없었기에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해져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게 됩니다.
물론 식물을 좋아하는지라 처음엔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알보에 대해 계속 알아는 중에 마음에 걸리는 점 한 가지를 발견하게 되죠.
특별한 식물 같긴 하지만 이 식물에선 도통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라는 점이요.
워낙 비싼 가격과 칭찬 일색에 가려 처음엔 미처 몰랐지만 몬스테라 알보라는 식물은 싱싱한 경우를 보기가 힘듭니다.
당연하게도 흰색 부분은 엽록소가 없기 때문에 광합성을 할 수가 없고 광합성을 할 수 없다면 양분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나머지 녹색 부분에 의존해서 겨우 살아가다가 결국 검게 시들고 맙니다.
그걸 최소화하려면 항상 통풍이 되는 환경에 선풍기도 24시간 틀어줘야 하는 등 극진히 모셔야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건강미는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시든 잎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식물을 보고 너무 예쁘고 잘 키웠다고 합니다. 잎 한 장의 시가를 생각하면 아까워서 자르기도 힘들 테죠.
한마디로 유전병을 가지고 있는 종자를 희소하다는 이유로 계속 번식시켜 내는 것이라는 생각 끝에 가지고 싶은 마음은 사라졌습니다.
식물을 키우는 가장 큰 즐거움은 생기와 활력으로 공간을 채우는 데 있습니다.
뭐가 어쨌든 싱싱하고 건강하다면야 혹시 모르지만 식물의 기본인 광합성조차 힘겨워 하는 식물을 심폐 소생해가면서 키우는 게 과연 즐거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아마 귀엽다는 이유로 유전병이 있는 품종의 반려동물을 계속해서 교배해 내는 것과 같은 맥락이겠죠.
글쎄요. 소신껏 말하자면 저는 몬스테라 알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