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타인 토지 위 분묘 설치만으로 소유권 인정 어렵다"… 점유취득시효 소송 파기환송
대법원이 타인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해 점유해 온 경우, 소유의 의사가 있다고 추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2025년 2월 13일 대법원은 분묘가 설치된 토지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제기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2024다300228)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 사건 개요: 선대의 분묘 설치, 토지 점유로 볼 수 있나
이번 소송은 원고가 조부와 부친의 분묘를 설치한 토지를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고,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그의 조부는 1931년 해당 토지를 매수한 후 점유해 왔으며, 이후 원고의 부친이 1967년 조부의 사망 후 그곳에 분묘를 설치해 관리해 왔다. 원고는 2017년 부친의 사망 후, 추가로 선대의 분묘를 안치해 묘역을 유지했다. 이에 원고는 20년 이상 평온·공연하게 점유해 왔으므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했다.
◇ 원심: 분묘 관리가 곧 점유취득시효 완성
1심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인정했고, 원심도 이를 유지하면서 원고 부친의 사망일을 기준으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했다.
원심 재판부는 **"원고의 부친이 20년 이상 해당 토지를 점유했고, 소유의 의사가 추정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 대법원 판단: "분묘 설치만으로 소유권 추정할 수 없어"
그러나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타인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했다고 해서 그 토지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1997다3651, 2000다35511 등)를 인용하면서, **"타인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의 보존 및 관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토지를 점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즉, 묘역을 관리하는 행위 자체가 토지를 배타적으로 점유했다고 인정할 수 없으며, 점유취득시효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소유 의사와 실질적인 점유가 입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점유취득시효가 인정될 수 있는지를 다시 심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 법조계 전망: 분묘기지권 및 취득시효 관련 법적 기준 재확인
이번 판결은 분묘를 설치한 토지에 대한 점유취득시효 인정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금 확인한 판례로 평가된다.
법조계에서는 **"타인 소유의 토지에 장기간 분묘를 관리했다고 해서 해당 토지 전체를 점유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로, 향후 분묘와 관련된 소유권 분쟁에서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원심 법원이 다시 심리한 후 원고의 소유권 주장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