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배심원 위협한 피고인 징역 6년 선고

by 기담

부산지방법원, 배심원 위협한 피고인에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선고

부산지방법원 형사부(재판장 김태우 판사)는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되,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또한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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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에 전화·문자 보내며 재판 개입 시도

재판부가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 A는 2024년 5월 13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해당 재판은 폭행죄 사건(사건번호 2023고합88)으로, 배심원단이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제출하는 절차였다.

문제는 평결 절차가 진행 중이던 저녁 6시 39분경, 피고인이 법원 주차장에서 피해자 C(당시 배심원)의 차량을 발견한 데서 비롯됐다. 피해자의 차량에 ‘천안함 사건 추모 스티커’가 부착된 것을 본 피고인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할 것이라고 추측하며 피해자의 차량에 "애국보수 동지네요" 등의 메모를 남겼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의 차량 앞 유리에 적혀있던 연락처로 직접 전화를 걸어 "법원에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고, 피해자가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으로 참석했다"고 답하자 자신이 해당 재판의 피고인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피고인은 **"나는 억울하다. 검사의 신문 내용 중 모욕죄로 처벌받은 부분은 억울하다"**며 자신의 사건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고, 불안함을 느낀 피해자가 "이런 연락은 부적절하다"고 밝히자 "나중에 법정에서 뵙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불과 3분 뒤인 저녁 6시 45분, 피고인은 다시 피해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검사가 모욕죄 선고유예 받은 걸 거론했는데, 박통 탄핵 집회에서 빨갱이들 뒤집었다가 모욕죄 선고유예 받은 것"**이라며 검찰 측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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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국민참여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심원은 국민참여재판에서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피고인이 배심원에게 직접 연락하여 의견을 피력한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한 감정적 표현이 아니라, 유리한 평결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해치는 심각한 범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를 **"배심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위법 행위이며, 재판 과정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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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의 행적 및 반성 부족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

재판부는 피고인의 여러 전력을 양형에 고려했다.

피고인은 과거에도 법정 보안 규정을 무시하고, 법원 출입 검색 과정에서 맥가이버 칼을 소지한 채 법정으로 달려가다 법원 보안 요원에게 제지된 바 있다.

또한 피고인은 112 신고를 1년에 200회 이상 하며, 경찰 출동 후에도 마찰을 빚는 등 공권력에 대한 반발적 태도를 보여왔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 "배심원 판결이 끝나면 연락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국민참여재판 제도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법 준수 의식이 부족하며,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법적 절차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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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초범 및 범행 동기의 일부 참작 요소 인정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요소도 일부 고려했다.

피고인은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피고인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연락했으며, 직접적으로 배심원에게 특정한 판결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피고인이 전과가 없고, 실형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되,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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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제도의 신뢰성 강화 필요

이번 판결은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엄정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를 갖는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민참여재판은 사법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로, 배심원의 신뢰를 해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될 수 없다"며 "향후 유사 사건 방지를 위해 배심원의 보호 조치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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