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소설
1. 기적을 구하는 사람들
김진호 신부는 오래된 성당 문을 열고 나섰다. 이른 아침의 공기가 차가웠다. 그는 한숨을 쉬며 성당 앞 작은 정원을 바라보았다. 새벽 미사를 마친 신자들은 하나둘씩 집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누군가는 성당 한쪽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그중 한 명, 희정이 신부에게 다가왔다.
"신부님, 저는 믿습니다. 하지만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김진호 신부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희정 씨?"
희정은 흐느꼈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아들의 병을 위해 기도해 왔다. 하지만 아들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되어 갔다. 의사들은 가망이 없다고 했다. 희정은 밤마다 성당에 나와 무릎을 꿇고 기도했지만, 하느님의 응답은 없었다.
"도대체 기도란 게 뭔가요? 왜 아무런 변화도 없는 걸까요?"
김진호 신부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는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신부인 그 자신도 때때로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이 있었다. 그는 희정에게 말했다.
"희정 씨, 때로는 우리의 믿음이 시험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희정은 고개를 떨구었다.
"저는 믿고 싶어요. 하지만 너무 힘들어요."
신부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우리 함께 기도합시다. 기도는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하느님과의 대화이고, 마음을 여는 과정입니다. 기적은 우리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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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불가능을 넘어서
그날 밤, 희정은 다시 성당에 나와 기도했다. 눈을 감고 속삭였다.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소서."
그녀의 기도는 깊고 간절했다. 그 순간,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병원에서 온 전화였다.
"김희정 씨, 아드님 상태가 갑자기 호전되고 있습니다. 빨리 병원으로 와주세요."
희정은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라고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드님의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의식도 돌아왔습니다. 의사들도 설명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입니다."
희정은 떨리는 손으로 성호를 그었다.
"주님… 감사합니다…"
그녀는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의 손을 붙잡았다. 아들은 희미하게 눈을 떴다.
"엄마…"
희정은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꼭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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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적의 의미
며칠 후, 희정은 다시 성당을 찾았다. 김진호 신부에게 달려가 말했다.
"신부님, 제 아들이 살아났어요. 기적이에요."
신부는 미소 지었다.
"그렇군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기적이란 단순한 치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적은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희정 씨는 이제 믿음이 생겼나요?"
희정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신부님. 이제는 압니다. 기도는 단순한 소원이 아니라, 하느님께 마음을 여는 것이라는 걸요."
김진호 신부는 조용히 성호를 그으며 말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기도를 들으셨군요.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세요. 믿음은 단 한 번의 기적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매일매일 새롭게 쌓아가는 것입니다."
희정은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기도했다.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소서."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비로소 자신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