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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시간을 따라가는 별빛 마을

by 기담

옛날옛날, 하늘과 맞닿은 산속에는 별빛 마을이 있었어요. 이 마을은 마법처럼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곳이었어요. 어떤 곳에서는 시간이 빨리 가고, 어떤 곳에서는 천천히 흘렀지요.

마을의 중심에는 '시간의 시계'라는 커다란 시계가 있었어요. 이 시계는 마을의 모든 시간을 조절했어요. 하지만 이 시계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시간이 순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어느 날, 마을에 작은 소년 루카가 살고 있었어요. 그는 마을 사람들이 시계를 보고 "법대로!" 혹은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해!"라고 외치는 모습을 보면서 고민했어요. "시간은 정말 순간일까? 아니면 과정일까?"

루카는 마법사 할아버지를 찾아갔어요. 할아버지는 지혜로운 눈빛으로 말했어요. "루카야, 시간은 순간이 아니란다. 삶도, 죽음도, 선택도 모두 과정 속에 있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시간이 흘러가는 방식도 달라지는 거란다."

그 말을 들은 루카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일들은 한순간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길이 되는 거예요. 법도, 정치도, 인생도 말이에요."

그날 이후로 별빛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순간만을 보지 않게 되었어요. 대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깊이 생각하며,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어요.

마을의 시간은 여전히 빠르게도, 천천히도 흘렀지만, 모두가 그 흐름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루카는 언젠가 다시 마법사 할아버지를 찾아가 속삭였어요.

"시간을 흐르게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과 행동이군요. 우리는 이렇게 역사를 만들어가요."

마법사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별빛 마을의 시간은 그렇게, 누구도 모르게 흐르고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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