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린왕자 Nov 20. 2024

나의 정원은

배추가 자라고 시금치가 자라는 정원

 

 초록을 입었다

 나의 정원은

 5월이 아닌데도 푸른 초록을 입었다

 녹음이다

 그렇게 푸른 나의 정원은 짙어간다

 정원이 있는 친구들이

 정원이 있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끼어들 수가 없다

 구절초가 자라고 국화가 자라고

 그래야 정원이라는 친구들이

 나의 정원을 보고 놀란다

 배추가 자라고 시금치가 자라는

 나의 텃밭은

 그렇게 예쁜 꽃이 자란다


 어느 날은 초록을 입고

 어느 날은 가을 단풍보다 고운

 울창한 무늬로 물들어간다

 연노랗게 변한 잎들을 걷어내고

 파르스름한 잎들로 가득 채운

시금치 앞에서

 연신 해멀건 웃음을 쏟아낸다

 너의 푸름이

 나의 정원을 만들었구나

 이름표를 달아주고

 푯말도 달아줘야겠다

 푸른 나의 정원에 걸맞은

 제일 좋은 이름자 달아야겠다

 

 시 가 있 는

 나 의 정 원


ㅡㅡㅡ


#나의 정원에 서면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내가 가꾸고 심은 것들이 쏘옥쏘옥 자라나는 걸 보면 미소보다 더한 웃음이 번집니다. 참 고마운 것들입니다.

 

 

 

 

 

 

 

이전 19화 자장암에 가을이 스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