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정원은
배추가 자라고 시금치가 자라는 정원
초록을 입었다
나의 정원은
5월이 아닌데도 푸른 초록을 입었다
녹음이다
그렇게 푸른 나의 정원은 짙어간다
정원이 있는 친구들이
정원이 있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끼어들 수가 없다
구절초가 자라고 국화가 자라고
그래야 정원이라는 친구들이
나의 정원을 보고 놀란다
배추가 자라고 시금치가 자라는
나의 텃밭은
그렇게 예쁜 꽃이 자란다
어느 날은 초록을 입고
어느 날은 가을 단풍보다 고운
울창한 무늬로 물들어간다
연노랗게 변한 잎들을 걷어내고
파르스름한 잎들로 가득 채운
시금치 앞에서
연신 해멀건 웃음을 쏟아낸다
너의 푸름이
나의 정원을 만들었구나
이름표를 달아주고
푯말도 달아줘야겠다
푸른 나의 정원에 걸맞은
제일 좋은 이름자 달아야겠다
시 가 있 는
나 의 정 원
ㅡㅡㅡ
#나의 정원에 서면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내가 가꾸고 심은 것들이 쏘옥쏘옥 자라나는 걸 보면 미소보다 더한 웃음이 번집니다. 참 고마운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