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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신마다리

그 시절 동신버스는 어디로 갔을까

by 어린왕자


그 시절 동신버스는

우리의 추억을 담았다

여고시절의 나를

아버지에게 대들었던 오빠의 호기를

엄마가 기른 상추와 부추를 싣고

시내를 달렸다

널찍한 보자기 위에

가방을 던지고

엉덩이를 던지고

도시락 가방을 던지며

여러 이웃의 먹거리와 함께

동신버스는 시골길을 누볐다


좁은 장유가도를 지나면

또 좁은 골목길 사이로

슬레이트 지붕의 친구집을 지나고

떡방앗간을 지나고

한약방을 지나

비포장길을 털털거리며 달렸다

오라이~~~오라이~~~


마을이 정비되고

고분박물관길이 생겨나

옛 장유가도에 동신마다리는

다니지 않은지 오래지만

어찌 저 좁은 길을

탈없이 달렸을까

그 시절 버스기사님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셨구나

지난날의 추억을 싣고

동신마다리는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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