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경포대
경포대는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저동의 경포호 북안에 있는 누각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이었으나 2019년 12월 30일 보물로 승격 지정됐다. 경포대는 강릉을 대표하는 명소로 고려시대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관동팔경 중 하나다. 고려 충숙왕 13년에 창건한 후 한 차례 이건과 수차례 중수 기록이 대부분 자세히 남아 있으며, 특히 창건 이전의 기록도 남아 있어서 시대별 변화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뭐 하나! 공사 중인데.
우리가 가는 날(10월 1일)엔 공사 중이라 한 발짝 앞으로도 들어갈 수 없었던 걸. 경포대에 올라 경포호의 절경과 푸르름을 느끼려 했는데 참말이지 섭섭했다. 월송정도 공사 중이라 올라가 보지 못해 아쉬운 맘이 컸는데 말이다.
구름이 약간 낀 날이었으나 황홀한 일출을 마주했고 호텔 체크아웃을 하기 전 속초의 명물 장칼국수로 아침을 먹었을 만큼ㅡ사실 장칼국수로 아침을 먹기엔 버겁다는 걸 느낌ㅡ 매워서 고생했으나 우린 유명한 건 다 먹어줘야 하고 다 가 봐야 하고, 다 해 봐야 적성이 풀리는 삼선들이란 것을. 경포대는 그런 삼선들의 마음을 단번에 접어버리게 했을까.
경포대를 기록한 가장 오래된 문헌은 고려 명종 때 문신 김국기가 남긴 팔영이다. 경포대는 그 후에 낡고 허물어져 충숙왕 18년(1326)에 현 방해정 뒷산에 있는 인월사 옛 터에 새로 건립되었다 한다.
지금의 위치로 경포대를 옮겨 지은 때는 언제인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현 위치로 옮긴 이후에도 여러 차례 고쳐 지었다. 내부에는 율곡 이이 선생이 10세 때 지었다는 경포대부를 비롯하여 숙종의 어제시 및 유명한 문장가로 알려진 조하망의 상량문 등 여러 명사들의 글이 걸려 있다.
그러면 뭐 하나? 들어가 볼 수 없는데.
허나 우리가 누구인가. 공사 중이라 쳐 놓은 가림막 사이로 뚱뚱하지도 가늘지도 않은 어중간한 몸을 욱여넣으며 뚫고 들어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뻘건 공사 중이라는 간판까지 찰칵 인증하고 나왔다는 것. 내부는 전혀 보이지 않아 경포대 현판만 출연하는 걸로 만족했다. 우리의 불법 행동이 막무가내로 보여 누가 볼까 뒤늦게 부끄러움이 몰려왔던지 후다닥 뛰어내려왔다.
경포대에서 경포호로 이르는 길에 경포대에 관한 유명한 시와 글귀가 적혀 있다. 하나씩 따라 읽으며 천진난만 글공부하는 아이가 되어본다. 어쩜 이리 아름다운 표현을 썼을까. 그 당시의 서민들을 생각하면 선비들의 유람이 부러우면서도 씁쓸하게 다가왔다.
난초 지초 가지런히 동서로 둘러섰고
십리 호수 물안개는 수중에도 비치네
아침안개 저녁노을 전 만가지 형상인데
바람결에 잔을 드니 흥겨웁기 그지없다
ㅡ조선 19대 임금 숙종(1661~1720)
경포호와 주변 누정을 설명해 놓은 입간판이다. 두루두루 돌아보고 두루두루 걸어보려면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경랑이 살짝 아픈 관계로 모든 곳은 구경할 수 없었고 호수 근처 벤치에 잠시 앉아 경포호 바라보며 희희낙락 커피 한 잔 나눈다. 서로를 바라보며 꼴까닥 넘어간다.
저 멀리 강릉 스카이베이가 보인다. 경포대 위에 서서 멋진 모습 보고팠으나 공사관계로 경포호에서 바라본다. 경포대에선 경포호수와 동해바다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겠다.
경포호에서 제법 많은 긴 시간을 보내다 오죽헌으로 가기 위해 일어선다. 사공의 노래 들으며 두둥실 그렇게 배 떠나가듯 우리도 슬며시 자리를 옮긴다.
관동별곡
13. 경포의 장관과 강릉의 미풍양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