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가 태어날 무렵 이스라엘은 정치적으로 혼돈의 시기였다. 기원전 49년 로마 장군 폼페이우스에게 예루살렘이 정복되고 왕조가 무너지면서 유대인의 성전도 파괴되었다. 로마의 식민지가 되었다. 광대한 로마 영토를 다스리기 위해 꼭두각시 헤롯이 등장한다.
로마보다 더 악질인 헤롯 왕이 죽고 그의 장남 아켈레오가 그 지역을 맡아 더 가혹한 정책을 펼쳤다. 여기저기 반란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로마는 그를 골 지방으로 퇴출시켰다. 대신 유대 땅을 직접 다스리는 총독 코포니우스을 파견한다.
유다가 열세 살 무렵. 마을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유대인 젊은이가 허락없이 양을 잡아 먹은 로마 군인을 돌로 쳐 죽이자 보복으로 로마군이 파견되어 마을은 삽시간에 피바다로 변했고 온 마을이 불탔다. 심부름 간 유다만 겨우 목숨을 건졌다.
기독교 성서와 관련된 책 중 성경에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자'에 묘사된 자. 오랫동안 서구의 역사 속에서 사탄의 자식이라 불리던 자. 그런 유다의 이야기를 <가룟 유다에 관한 또 하나의 다른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 화근이 되어 어느 종교학 교수가 살해되었다.
유다에 관한 전혀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낸 윤 교수의 논문. 저주받은 유다가 오히려 예수와 단둘이 은밀한 밀약을 나누고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한 후 동방으로 가 그의 나라를 만들라고 했다는. 지극히 비밀스런 이야기.
유다는 오랫동안 서양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세 사람(브루투스,카시우스,유다)중 하나로 '라가' ㅡ저주 받은 자ㅡ로 불린다.
윤 교수의 죽음 뒤에 배후로 지목된 자들의 행방을 좇으면서 윤교수가 썼던 논문ㅡ예수 제자 중의 하나가 썼다는ㅡ의 진실을 파헤치며 어느 것이 진실이며 어느 것이 소설인지 모를 정도로 굉장한 몰입감을 준다.
가룟 유다를 사도라 부르는 이들. 예수 그리스도를 팔아넘긴 유다를 옹호하고, 정경이 아닌 외경을 토대로 유다의 존재와 인도로 간 도마(쌍둥이란 뜻)이야기와 동방교회의 존재를 인정하는 등 일찍이 이단으로 낙인찍힌 주장을 답습하고 있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하나라는 전통적 교리인 삼위일체설을 부인하는 등 그런 일련의 것들로 인해 파문당한 교수. 문제적 인물이 되어버린 사람.
그들과 연관된 '책' 한 권. 또 다른 곳에 숨겨진 암호.'
기존 기독교에서 알고 있던 역사 전체를 뒤집는 일이다. 로마로 흘러간 성경에서는 그런 역사적 사건들이 거세되고 부드럽게 손질된다. 로마로 나아갔던 기독교가 네로 황제의 박해 등 수많은 파란곡절 끝에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국교로 인정한 것은 사실이고 그들의 입맛에 손질되고 편집되었다는 건 처음 듣는 얘기라 말하는 사람들.
저주 받은 자,유다가 남겨 놓은 책을 찾아내기 위해 유다를 쫓는 추격자 야고보. 검은 기사단, 그레고리 수도사.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종교적인 신념 때문에, 아니면 오랜 증오심이랄까 복수심 같은 것들이 깔려 있는 상황에서 벌일 수 있는 살인극. 복잡하고 난해한 퍼즐의 한 조각을 맞추는 사건.
저주 받은 배신자 가룟 유다의 흔적을 찾아 2천 년을 쫓아온 자들, 시대를 너머 땅끝까시 가서도 응징을 하고 말아야 할 사명을 가진 자들. 그것을 하느님께서 자기들에게 부과한 거룩한 숙명으로 알고 있는 자들의 소행.
무언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 죽은 한 사람은 종교학자이고 또 한 사람은 신학자ㆍㆍㆍ.
유일신을 섬기는 자들, 오로지 자기들이 섬기는 신만이 유일하다는 사실 속에 편견과 광신이 숨어 있는 무서움. 그 바탕에는 상대에 대한 무지와 증오가 숨겨져 있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모두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윤 교수 밑에서 종교학을 연구하는 범인으로 지목된 하잔도 윤 교수가 남긴 '그 책'을 찾고 있다. 유다가 꿈꾸었을 하느님의 나라, 동서양을 넘나들며 2천 년의 세월을 가로질러 다니는 이 기분.
라마교도 등장하고 티벳 불교도 등장하고 조선 후기 천주교 사건도 등장하며 이 모든 것들이 얽히고 설킨, 사실 읽는 내내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동안의 예수의 행적과 기독교의 역사적인 사건, 그 믿을 수 없고 알 수 없는 사건의 연관성이 방대할 따름이다.
#열세번째사도#김영현#유다#예수#기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