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은 멋지다

오랜 인연들의 만남

by 어린왕자


다가가면 멀어지려 하고
다가가지 않아도 다가오는

나는 가까워지고 싶었는데
그녀는 멀어지고 있었다
친근함의 표시로
내가 먼저 전화를 걸었는데

기억 속에 사라져도 어쩌지 못하는
오랜 시간이 지나
그러다 우연히
꽃피는 봄날
꽃나무 그늘 아래서 마주했다

반가움에 서로를 안았다

다시 만난 그 시작점에서
만나지 못했던 지난날은
이미
말하지 않아도 되는 침묵으로 덮였다

아픔은
비어 있던 시간을 바꿔 놓았고


고요히

조용히

엄숙히


낯선 나라를 여행했고
산티아고를 다녀왔고
운동에 빠져 있었고
ㆍㆍㆍ

이렇게 멋져도 될까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고
아픔이 퇴색되고 희석되었을 때
우리는 또 함께 걸었다
뙤약볕 아래를 거닐어도
한여름 무더위를 강렬함으로 색칠해도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에
버드와이저로 말갛게 청춘을 담갔다

청춘은 지금부터라고
좀 더 여유 있는 삶이 지금이라고!
잔잔한 물결 속에 담긴
우리의 지나온 발자국마다
알알이 영근 알맹이는
이미 붉은 청춘으로 물들었다

무시로 생각나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만남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이뤄진다고
세상사 거기서 거기라고
까짓것
한 발 들어 툭 차버리면 될 것들이었다


그녀들은 멋졌다


ㅡㅡ어린왕자가만난옛날의그리운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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