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낸 날이 믿기지 않아서

간밤에 내린 슬픔

by 어린왕자



모두가 잠든 새벽

창문 흔드는 소리에 문득 깨어나

부유하는 꿈을 꾼 듯 내려다본다

자신의 힘으로 멈추지 못하는 내리막길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

알 수 없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는 버거운 몸짓으로

퍼붓고 있다

분노는

나도 그런 눈빛으로

고단한 생을 품고 사는 인생이기에

빗맞은 조명탄처럼 아래로 내리 꽂힌다

텁텁한 여름 끝자락에 당도한 슬픔은

끝끝내 닿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아

간밤엔 그리 속앓이를 했나 보다


아무도 모르게 흩어져

한 줌 흙으로 돌아간 친구야

여름은 너를 그렇게 기억한다

그리고 또다시

낙엽 지는 가을 들녘

너와 거닐었던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그때가 청춘이었는지 모를 아련함을 붙들고

헤어지기 싫어 노래 불렀던 때를

오래도록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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