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창조는 신비하다

난 한 게 없는데

by 어린왕자
2025. 9.13일자(위) 9.20일(아래)


파 모종을 심어 놓고

일주일 만에 들여다보았다

그 사이 비가 조금 내려주었고

걷어들일 농작물이 없기에 가 보질 않았다

그러다 또 일주일이 지나 찾은 텃밭에서

놀라움에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저렇게 많이 자랐다니

그 사이 내가 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데

비가 조금 내려준 것밖엔 없는데

가슴이 벅찰 만큼 잘 자라주었다

자연의 신비는 그야말로 창조자다


파 모종을 심을 때는

다리도 아팠고 모기도 날뛰었고

여름 더위는 물러갈 줄도 몰랐던 때다

심어서 뭐 할까 힘들어 죽겠다 불만을 털어놓고

심지 않아도 없어도 된다 했는데

심어 놓고 보니 인간의 힘 또한 대단하다

그동안 정성을 들였기에

내게 온 보답이 아닐까

한여름 미치도록 더웠고

미치도록 힘들었고

미치도록 텃밭을 엎어버리고도 싶었다

유혹을 이겨내고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 수 없기에

그에 상응하는 우리는 얻고 얻었다

부지런해야 산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노느니 마늘 까라는 어머니의 한 마디에

부지런히 일했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살랑살랑 불어주는 가을바람에

넋 놓고 서서 하늘을 우러러본다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다

잘하고 있다고, 잘 견뎌냈다고

그렇게 굽어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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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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