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호박을 따고 보니
아직 덜 익은 누런 호박을 따고 보니
묵직한 무게에 놀란다
지난 한여름 뙤약볕을 이겨낸
수많은 노고가 어우러져 빚어낸
한 떨기 고고함으로 앉은 세월이기에
힘 안 들였다면 거짓말이고
오른손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했다 하여도
저건
분명 뙤약볕의 승리다
찬바람 솔솔 불어
앉은자리를 내어줄지라도
허투루 세월을 먹은 건 아니다
누런 호박은 누런 것대로
한껏 젊음 만끽한 강한 심장이다
어린왕자의 브런치입니다. 한국사ㆍ세계사 강사, 논술지도사로 활동 중입니다. 역사 에세이를 쓰고 싶은 원대한 꿈도 꾸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