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 꼴은 이래도
엄연히 호박이라 불린다
늙은 호박이라 불러주고 싶다
아직은 때가 이르다고
줄기에서 떼 낸 호박을 안고
애달프다 여기며 애처로이 바라본다
아직 텃밭은 묵언 수행 중이다
배추는 배추대로
무는 무대로
얌전한 자세로 동지를 기다리고
그 사이 바빴던 호박 덩굴은
한편으로 밀려나 동지 맞을 준비를 하는데
말라 바스러진 호박잎을 밀어내며
뽀얀 속살을 드러내 웃고 있다
거두어들여야겠다고 생각하곤
툭 따 버렸지만
만족할 늙은 호박은 아니어서
어찌할까 머리를 굴려봐도
ㆍ
ㆍ
ㆍ
그래 늙은 호박이라 불러 줄게
나도 이걸 어찌할 줄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