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가을밤

by 어린왕자



노을 진 하늘가에 서서

떠가는 구름을 보네

그토록 아름답던 풍경 속에

흐드러지게 녹아 서린 세월

그립다

지나온 발자국에 덮인

우리들의 걸쭉한 웃음소리

어디로 갔는지 잡을 수 없지만

소녀들의 맑은 햇살은

노란 국화잎에 소담스레 얹혀

마알간 추억이 된다


가을이 간다

예쁜 가을이 지나간다

노란 융단을 깔고 기와 담장을 넘어

굽이굽이 가녀린 길을 돌아

서산 너머에 걸렸다

이 붉음이 다하여

저 붉음으로 발하고

이 노을이 짙어

저 붉은 노을로 타고 있다

가을 너머에 또 다른 가을이

숨 막히게 턱턱 아직 버티고 섰는데

해는 이미 기울어

가을을 꿀꺽 삼키고 있다


#가을인사 #가을 #해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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