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밤을 걷다

아름다운 불국의 나라

by 어린왕자
경주 월정교




일 년에 두 번
아름다운 모임을 갖는 어릴 적 친구들
때론

가끔 안부도 전하고
가끔 만나기도 하지만
함께 하룻밤을 보내면서 더 돈독해진다
가까운 거리에 사는 친구들이 많아
가까운 곳에서 만나다가
이번엔 경주에서 못잊을 추억을 영근다

토요일 오전에 만난 친구들은

붉은 늦가을의 끝자락을 붙잡으며
석굴암도 오르고

피아노 선율이 고운
바흐 카페도 들르고

나즈막한 울림 있는 고분을 마주한
경주의 낮거리를 걸었다

해가 질 무렵
밥벌이가 끝난 나는
늦은 해를 안고 경주로 달린다
이미 노을은 진 지 오래지만
마음은 붉게 노랗게 물들었다
은행나무잎은 모두 떨어졌고
붉은 단풍나무 몇 가닥 흔들리고 있지만
그래도 친구들이 더 붉다 더 노랗다

늦가을의 경주는
하늘 아래 온통 붉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슬쩍 뺨을 스쳐지나도
아직 남은 늦가을의 온기는 따숩다

경주를 구경 온 사람들의 발길에
차이고 밟혀도
마주 앉은 따뜻한 손길은 두텁다
바람 불면 겉옷을 벗어던져
슬쩍 덮어주는 노련함도
조심스레 따라오는 무언의 발걸음도
오랜 세월을 함께했기에
아름답고 흐뭇하다


오래된 인연들이기에

뒷모습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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