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지는 해 속에

희망을 품다

by 어린왕자
남산에서 지는 해를 보며



연말이 다가왔다. 그동안 한 해 동안 내가 일군 성과를 스스로 돌아보게 만든다. 굳이 성과를 따지지 않아도 열정은 이미 상위권에 집입해 있다. 그걸 끌어내릴 재간은 없다. 문제는 열정은 있지만 열정을 펼칠 대상이 하나 사라진다는 것.


12월 초쯤 내년 사업계획서를 써내라는 전달이 왔다. 엊그제 25년 계획서를 냈는데 또 새로운 한 해가 다가왔다. 25년은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대로 계획대로 잘 해냈다고 할 수 있지만 세월은 쏜살같고 화살보다 더 빠른 전광석화처럼 슝 날아갔다.


사업계획서에는 늘 새로운 다짐이 깃든다. 이룰 수 있느냐 없느냐는 뒷문제다. 일단 거창하게 계획을 잡아놓아야 마음 편하게 출발한다.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혼을 낼 사람은 없다. 단지 나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을 다하지 못한 자괴감이 든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시작은 늘 희망적이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도 희망적이었다.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좋았다. 그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날들이었다. 아이들이 몰려오면 신이 났고 함께 들떴다. 연말이면 그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내 곁을 떠났다. 우선순위가 학업인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며 붙잡아둘 수만은 없었다.


올해는 중3 아이들이 대거 그만둔다. 원하는 좋은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자소서도 봐주고 상담해 주면서 나름 보람 있었다. 고등학교 원서를 쓸 때쯤이면 대부분 그만두었는데 올해 중3들은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수업을 받겠다 하니 고맙기 그지없다. 달 유예기간이 짧지만 그런 아이들이 있기에 또 내일을 바라볼 수 있는 희망이 생긴다.


내년 26년 사업계획서를 쓰면서 또 마음을 다잡아 본다. 올 한 해 새로 떠오른 희망찬 저 해처럼 내년에도 늘 희망적이기를 바라면서, 지는 해도 아름다울 수 있게 새로운 날을 꾸려본다.


#서울까지왔다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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