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세상을 지배했다

쉼 없는 기다림 속에

by 어린왕자
슈톨렌



그러다 코로나가 터졌다. 모든 논술 수업이 스톱되었고 도서관 강의도 모든 일정이 스톱되었다. 일주일, 이주일 길면 한 달 정도 쉬어야 할 듯했다. 처음엔 쉬는 날이 모두가 길지 않으리라 여겼다. 그래, 이참에 나도 조금 쉬어가자 싶었다. 마스크를 끼고 수업을 하는 것도 꺼려했고 만나는 자체를 싫어했던 분위기였다. 하루이틀 쉬다 보니 쉴 만했다. 편하고 좋았다. 언제 이렇게 여유 있게 쉬어본 적 있나 싶었다. 한두 달 예약을 해놓고 쉬는 시간인 것 같아 오히려 편안했고 즐거웠다.


편안함이 길어지니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이러다가 언제까지 쉬어야 하나? 기약 없는 쉼이 되면 어쩌나? 6개월이 지날 때쯤 마스크를 끼고 수업하면 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일부만 가능했다. 게다가 팀 수업보다 개인수업을 원하셨고 철저한 소독과 방역을 필요로 했다. 수업을 받는 아이든 가르치는 선생이든 모른 척 지켜보는 부모든 누구 하나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수업이란 걸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했다.


마음 맞는 선생님과 자주 만나면서 외출도 하고 산책도 하고 드라이브도 즐겼다. 주로 가까운 공원을 걸으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이 절호의 기회를 어떻게 보람차게 보내느냐 고민을 하기도 했다. 차를 타고 멀리 나갈 수도 없고 오래 붙어있을 수도 없었지만 일을 시작한 지금껏 누려보지 못했던 자유를 누리는 기쁨은 실로 컸다. 조만간 수업이 정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도 그것이 곧 다가올 것이란 희망은 있었다. 내일은 할 수 있을 거야, 그 기대가 사람을 살 만하게 했다.


6개월이 지나 1년쯤 되어갈 때는 사실이지 불안감이 엄청 컸다. 그러다 그만두는 회원도 생겼고 새로 들어오는 회원은 물론 없었다.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몸도 마음도 사리는 형국이었다. 되도록 밖으로 나가지 않으며 되도록 접촉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온 세상을 지배했다. 놀고 있으니 편해서 좋았고 시간 맞춰 나가지 않아도 좋았고 때가 되면 때를 맞춰 끼니를 거르지 않아서 좋았다.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읽고 싶은 책도 마음껏 읽고 자고 싶은 만큼 잠도 실컷 잤다.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수업은 많이 줄었지만 그동안 만나왔던 모임은 그럭저럭 유지해 나갔다.


오히려 중학생들의 수업 반응은 좋았다. 개인 수업을 하다 보니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맞춤식 수업이 되어 부모님들의 평가는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이대로 쭈욱 진행이 되면 나쁠 것도 없겠다 여겼다. 다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탈퇴하지 않고 기다려만 준다면 좋았다. 아이들은 책을 읽어오는 분위기에 좀 더 깊이 있는 독서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도서관 강의는 기약 없는 기다림이었다. 이러다간 밥벌이가 줄어들어 생계곤란이 오면 어쩌나 걱정이었다. 마음 편하게 코로나가 끝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달리 할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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