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목소리 한 번 들을까?

아들에게 전하는 안부

by 어린왕자
연지공원


세상에

봄꽃들이 이리 예쁘게 핀 봄날이구나

네가 있는 수원도 벚꽃이 만발하겠구나

올해는 지역마다 온도차가 별 없이 따뜻해서 동시다발적으로 벚꽃이 핀다 하는구나

굳이 진해까지 군항제를 보러 먼 길 내려오지 않아도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서 예쁜 벚꽃을 감상하며 봄날을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온 천지가 벚꽃으로 물든 아름다운 세상을 너와 나, 우리는 함께 따사로운 봄날을 즐기고 있구나



그러나 그 아름답고 예쁜 꽃들도 잠시, 일주일이 지나니 어느새 꽃잎은 땅에 떨어지고 연한 초록의 이파리들이 앞다퉈 솟아 나오는구나.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들도 모두 나름대로의 규칙과 철칙이 있는 법, 자연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



봄은 봄대로 꽃구경 하느라 바쁘고

여름은 여름대로 시원한 곳으로 놀러 가기 바쁘고

가을은 가을대로 단풍 구경 가야 해서 바쁘고

겨울은 겨울대로 춥다고 칩거하느라 바쁘고



우리는 모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만 그래서 가장 가까운 서로에게 안부도 묻지 않고 살아가고 있구나. 당연히 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에 말이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옛말을 실감하지만 그럼에도 목소리를 듣고 사는 건 더 기분 좋은 일이란 걸 잊지 않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금 전화하면 업무에 바쁜 시간이라 물론 안 받겠지? 그럴 것 같아 엄마는 자꾸 미루게 돼. 지나고 나면 전화를 걸어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잊어버리게 되고.


아들아,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 목소리 한 번 들을까?


ㅡㅡㅡ오늘도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가 먼저 안부를 전한다.


사랑한다, 아들 ㅡㅡㅡ20260406


#아들에게들려주고픈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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