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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Mar 03. 2024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나도 어버이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의 저자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미국의 교육학자이자 저술가면서 사랑의 가치를 강조한 강연가다.  이 책은 참다운 교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내용들이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ㆍ참으로 근사한 말이다.

삶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며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 건강한 삶이다.  중요한 건 자신이다.


ㅡㅡ자신이 소중했다고 착각하는 일에 평생을 소진하지 마라.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말할 수 있지만 그 역할에 파묻혀 살아온 나머지 자아를 잃어버리게 된다.  


나한테 정말 소중한 게 뭘까?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게 뭘까?  사랑에 빠진 사람은 제일 멋진 내 모습을 선물하고 싶기 마련이다.  그런데 왜 자기 자신한테는 그렇게 하지 않을까?


가장 소중한 것은,  

가장 확실한 시간은 오늘뿐이다.  ㅡㅡ 본문




내 아들들은 아기자기한 멋이 없다.  무뚝뚝하다.  별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다.  그렇다고 무심한  건 아닌 듯하다.  엄마는 아기자기하게 표현받는 것을 좋아한다.  작은 맘이라도 표현해 주길   좋아한다. 평소엔 바라지 않지만 조금 특별하다는 날엔 그러하길 바란다.  


어버이날을 맞든 생일을 맞든 조금 특별한 날을 맞으면 평소보다 아들들 행동이 신경 쓰인다.  엄마라는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지ㆍ 그런 날을 알고는 있는지. 표현이 서툰 걸까 아니면 아예 모르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들이 나이 드니 더 궁금해진다.  엄마라는 존재가 걔네들 머릿속에 있기나 한 걸까 하는.


  어느 스님의 훈계대로라면 '뭐 그걸 갖고 그리 신경 쓰고 있노,  니꺼 니가 챙기면 되지.  주면 고맙게 받고 안 주면 그만인 것을ㆍ 뭐를 그리 못 받아서 안절부절하노?'  할 듯하다.


맞다 그렇게 넘기고 싶다.  하지만 쉽지 않은 걸 어떡합니까?   어린이날이라 챙겨 줬고 어버이날이라 챙겨 드렸고 그러구러 나도 어버이가 되었기에 직접 듣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도 숨길 순 없는 것을요  스님~~~.


그래서 몇 해 전부터 내 손으로 직접 꽃을 사다 꽂았다.  사진도 찍어 프로필로  인증샷도 남겨놨지만 하나같이 모두 휘리릭 지나치고 말았다.  무슨 꽃인지,  웬일로 꽃이란 걸 샀는지 묻는 이 하나 없다.  


그런 아이들이 크고 나니 용돈이란 걸 준다.  내가 저희들한테 준 것보다 더 많이 준다.  나는 찔끔찔끔 필요할 때마다 줬는데 저희들은 필요할 때마다 쓰라며 제법 많은 돈이 통장으로 쓱 꽂힌다.  꽃이 꽂히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다.  


꽃보다 따지고 보면 과하다.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고맙다.  꽃도 살 수 있고 명품도 살 수 있고 못 살 게 없다. 집 안 가득 향기를  꽂으며 가슴에도 향기를 꽂는다.  

여느 때보다  마음이 풍성하다.  

혼자서 축하를 했다.  나도 어버이인 것을




ㅡㅡ보상받는 삶을 살지 마세요.  그러면 불행해집니다.  인생에서 무엇을 얻으려 하지 말고 인생에 뭔가를 쏟아부으려는 자세를 가지세요.  부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때 천하를 얻을 수 있다 말했어요.  꽃은 피어야 하니까 피는 거지 사람들이 예쁘다해서 피는 게 아닙니다.  살고 싶으니까 살고 사랑하고 싶으니까 사는 겁니다.  그래야만 하는 거니까요.  ㅡㅡ본문


나도 나를 위해  꽃도 사고 싶고

예쁜 옷도 사고 싶다.  

그것이 살고 있다는 증거다.


#카페데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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