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아들, 남편, 나 이렇게 세 명이 팥빙수를 먹으러 카페에 갔다. 딸은 집에서 에어컨과 놀고 있겠다고 했다.
카운터에서 1인 1 메뉴 주문해 달라는 안내 문구를 보았기 때문에 배가 불렀지만 3개를 주문했다. (약간 이런 거 강박 있음)
팥빙수, 아이스크림 빙수, 찐빵
국산 팥을 고아 만든 사장님의 정성 덕분에 팥빙수는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하지만 내 원픽은 팥물이 잔뜩 묻은 찐빵이었다. 맛있는 건 아껴 먹는 버릇이 있는 나는 1개만 먹고 일단 포크를 내려놓았다. 가게 벽을 채운 켈리가 눈에 들어왔고 그것보다 더 이목을 끈 것은 의자 다리마다 끼워진 테니스공이었다.
사차원인 나는 테니스공이 얼마며 가게에 몇 개나 있는지 세어보려던 찰나 많이 비어버린 빵 접시를 확인하게 된다. 어라? 내 빵이 어디로 갔지? 눈치 없는 남편이 찐빵을 우걱우걱 집어삼키고 있다. 빵이 2개가 남은 걸 확인한 아들은 남은 것은 자기 몫이라며 접시를 본인 앞으로 끌어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