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Nov 11. 2023
가을이면
나무는 매를 맞는다.
누구에겐
단풍이 아름다움이고
낭만이다.
허나
청소부 김 씨에겐
단풍은
달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그렇다
단풍까지는 좋다
그것이
낙엽이 되어
뒹굴 때
그에겐
더없는
노역이다.
해서
김 씨는
나무에게
발길질을 한다.
한 번에
모두 떨어뜨리려는
심산이다.
나무는
아프다
단풍을
즐기는
사람들도
아프다.
ㅡ
가을,
그 화려한 단풍 속에
숨겨진 이야기는
슬프다.
ㅡ
화창한
가을날,
산책길에
나선 이들은
단풍이 주는 장관에
탄성을 지르며,
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다.
허나
이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또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
청소부 김 씨의
하루는
낙엽과의 전쟁으로
시작된다.
그에게
가을은 낭만이
아닌,
끊임없이 휘날리는
낙엽을 쓸어내야 하는 노동의
계절이다.
사람들이
감탄하는 그 낙엽들이
바로
그의 노동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주범들이다.
김 씨는
한편으로
이 낙엽들을 바라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
한편,
공원의 나무들은
자신들의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쓸쓸함을 느낀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고자
노력하지만,
결국은
청소부의 노역이 되고 만다는
사실에
슬퍼한다.
이처럼
가을은 각자에게
다른 의미를 지닌다.
어떤 이에게는
낭만과
아름다움을,
다른 이에게는
노동과
고단함을 가져다준다.
이 모든 것이
공존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며,
우리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김 씨는
낙엽을 쓸며,
이 작은 잎사귀들이 주는
인생 교훈을
되새긴다.
가을의 단풍이 주는
아름다움을 즐기는 이들은
그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노동의 가치를
인식하고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자연의 일부이며,
우리는
그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가을의 단풍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닌,
삶과
노동,
그리고
이해와 공감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
ㅡ
가장 아픈 것은
다름 아닌
청소부 김 씨의 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