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주정뱅이 아버지는 그렇게 죽었다
동생은 판사가 되어 처가에 갔다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21. 2023
주정뱅이 아버지는
술로
죽게 되고,
한평생
그
남편에
시달린
엄마는 정신질환을 앓고
그렇게
나간 후,
아무도
행방을 모른다
누나는
소녀 가장이 되어
어린 남동생을
온몸으로 키워
판사를 만든다.
허나
그 동생은
부장 검사
아들이 되었다.
그렇게
버림받은 누나는
어린 시절
내 고향
바로
옆집 누이 복순이다
ㅡ
상처받은 마음은 침묵 속에 파묻혔다.
누나 복순이는 가난과 고통,
아픔을 보이지 않기 위해.
자신의 삶보다도 동생이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랐다.
어린 시절부터
슬픔의 그림자에 둘러싸인 그녀는,
아버지의 술병과 어머니의 눈물 속에서 철없이 자라났다.
아버지의 손은 늘 술잔을 붙잡고,
어머니의 눈은 늘 슬픔으로 젖어있었다.
그녀는 철없는 어린 동생의 위로가 되었다,
어떤 어려움도 동생을 지키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학교도 포기하고,
자신의 청춘도 희생하며 동생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결국,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남동생은 법대를 진학했고,
고시패스 통해 판사가 되었다.
동네 입구
플라타너스 나무사이에
현수막이 걸렸다.
"누나 복순이는 해냈다!
축 동생 0 0 0 사법고시 합격!
동네 주민 일동"
그녀는
높이 걸린 현수막을 한동안 올려보았다.
자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에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동생의 세상이 그녀의 세상보다 높아져서
그녀는 더 이상
그 세상에 들어갈 자격이 없게 되었다.
그녀의 존재는
동생에게 부끄러움이었다.
그녀의 마음은 깊은 상처를 받았지만,
동생을 위해서라면 괜찮다고 말했다.
여전히
동생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자신보다 더 중요한 사람,
그 동생을 위해 살아가기로 했다.
그녀는
지금
70이 넘은 나이에도
고향에서 홀로 농사를 지으며
돌아가신 부모의 묘소를 지킨다.
동생은 부장검사를
장인으로 두고
그 후
소식이 없다.
언제인지
거대한
부모 묘비가
세워졌고
밑에
"아들 판사 000
딸 복순"
선명하게 적혔다.
ㅡ
누나는
유명인사가 된
동생을
가끔
TV에서 만날 뿐이다.
그래도
누나는
동생이 TV에 나올 때마다
"저 사람이
바로
내 동생이야"라고
동네 친구
달자에게
힘주어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