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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15. 2024

밤기차의 여정

시인주광일









                           밤기차







                                                        주광일






어둠 속에서

어둠과 더불어

어둠을 뚫고

밤기차 달린다


잊혀가는 노래의

그윽한 멜로디처럼

기적소리 들린다

그 소리마저 사라진다.


산천은 모두 잠들어 있다

어쩌면

깨어 있어도

숨 죽이고 있는지 모른다


어둠을 응시하며

사라지는 기적소리를

듣고 있는지 모른다


어둠과

함께

밤 기차

달린다


곧 동이 트면

빛이 떠오를 것임을 믿으며

어둠을 몰고

밤 기차 달린다












주광일 시인의 시, "밤기차"는 시적 이미지와 사운드를 사용하여 밤의 철도 여행의 심오한 경험을 그려낸다. 이 시는 어둠 속에서 달리는 기차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과정에서 시인은 자연, 인간, 그리고 시간의 본질에 대해 성찰한다.


시는 "어둠 속에서"로 시작하여, "어둠과 더불어", "어둠을 뚫고"라는 구절을 통해 밤의 어둠이 얼마나 깊고 포괄적인지를 강조한다. 이러한 반복적인 어둠의 언급은 밤기차가 직면한 환경이며, 어둠은 단순히 시간의 상태를 넘어서서, 인간의 고독과 내적 여정의 메타포로 확장된다. 기차가 어둠을 "뚫고" 나가듯이, 인간 역시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내적 여정을 경험한다.


시의 두 번째 구절에서는 "잊혀가는 노래의 그윽한 멜로디처럼 기적소리 들린다"라고 하여, 기차의 기적소리가 멜로디와 같이 잠시 들렸다가 사라지는 순간성을 드러낸다. 이는 기차의 운행이 갖는 일시적이고 지나가는 특성을 상징하며, 인간 경험의 허무함과 순간성을 반영한다. 이러한 소리의 사라짐은 존재의 유한성과 잊힘의 쓸쓸함을 상기시킨다.


다음 구절인 "산천은 모두 잠들어 있다"는 자연이 인간의 활동에 무관심하게 잠들어 있는 듯한 모습을 묘사하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소외감을 표현한다. 이어지는 "어쩌면 깨어 있어도 숨 죽이고 있는지 모른다"는 자연이 인간의 고독에 동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이는 인간의 내면과 자연이 어떻게 서로를 거울처럼 반영하는지를 시사한다.


마지막 구절에서 "곧 동이 트면 빛이 떠오를 것임을 믿으며 어둠을 몰고 밤 기차 달린다"는 구절은 희망과 재생의 주제를 불러일으킨다. 어둠을 몰고 가는 밤기차는 곧 밝은 빛과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인간이 겪는 내적 및 외적 여정에서 마주하는 어려움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전진한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요컨대 "밤기차"는 시적 이미지와 소리를 통해 인간의 삶, 자연과의 관계, 그리고 시간의 순환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한다. 어둠과 빛, 소리의 사라짐과 등장은 모두 이 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의 변화무쌍함과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는 끊임없는 시도를 상징한다.


시인은 밤기차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겪는 인생의 여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동은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닌 시간과 정서의 교차점에서의 내적 여행을 의미한다.


시인은 어둠이라는 요소를 사용하여 우리 삶의 어려운 시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어둠은 두려움과 불확실성을 의미하지만, 그 속에서도 밤기차가 계속 전진한다는 점은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품고 나아갈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밤의 어둠 속에서도 기차가 멈추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듯, 인간도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시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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