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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4. 2024

김언중 시인의 '우산'을 청람 김왕식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우산


                                            시인 김언중




어둠 속에 수많은 사연들
이 쏟아져 내린다.

상처뿐인 석가래
기지개 켜면
허공에
집 한 채가 지어진다.

비의 쉼터
연꽃잎 방울 되어 구르던
추억들이
가장자리로 몰려들어
발등을 적신다.

살이 찢기고 부러지는
아픔 보듬고
너와 나는 오랫동안
젖고 있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언중 시인의 시 '우산'을
평하다




김언중 시인의 시 "우산"은

비 내리는 날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수작秀作이다.

이 시는

어둠 속에 담긴 수많은 사연들을 통해

비의 풍경을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의 상처와 치유를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첫 번째 행, "어둠 속에 수많은 사연들이 쏟아져 내린다"는 구절은 비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다. 여기서 '어둠'은 단순히 빛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으며,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상징한다. 또한 '수많은 사연들'은 그 어둠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의미하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감정들이 표출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두 번째 행, "상처뿐인 석가래 기지개 켜면 허공에 집 한 채가 지어진다"는 구절은 매우 상징적이다. '상처뿐인 석가래'는 상처 입은 인간의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기지개 켜면 허공에 집 한 채가 지어진다'는 구절은 희망을 상징한다. 비록 상처 입었지만,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세 번째 행, "비의 쉼터 연꽃잎 방울 되어 구르던 추억들이 가장자리로 몰려들어 발등을 적신다"는 구절은 추억의 방울들이 비와 함께 몰려드는 장면을 묘사한다. '비의 쉼터'는 비를 피하는 공간이자,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장소로 해석된다. '연꽃잎 방울'은 깨끗하고 순수한 기억을 상징하며, 그 기억들이 가장자리로 몰려들어 발등을 적신다는 표현은 추억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네 번째 행, "살이 찢기고 부러지는 아픔 보듬고 너와 나는 오랫동안 젖고 있었다"는 구절은 인간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살이 찢기고 부러지는 아픔'은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을 의미하며, 그 아픔을 서로 보듬는다는 것은 인간 간의 연대와 위로를 나타낸다. 그리고 '오랫동안 젖고 있었다'는 구절은 이러한 고통과 연대가 긴 시간 동안 지속되었음을 의미한다.

김언중 시인의 "우산"은 비 내리는 날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며, 비 속에서 인간의 상처와 치유를 다루고 있다. 각 행마다 담긴 은유와 상징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하며,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시인의 시선이 돋보인다. 이 시는 특히 비를 통해 감정의 흐름을 표현하는 데 탁월하며, 시각적 이미지와 감정적 깊이를 잘 결합하고 있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지막 행의 표현이 조금 더 구체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오랫동안 젖고 있었다'는 구절이 다소 추상적이어서 독자에게 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이미지나 상황을 추가한다면 더욱 감동적인 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대, 김언중 시인의 "우산"은 비와 인간의 감정을 아름답게 연결한 작품으로, 비 오는 날의 풍경 속에서 인간의 상처와 치유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시는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하며,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탐구하는 시인의 시선이 돋보인다. 앞으로도 김언중 시인이 더 구체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시를 써주기를 기대해 본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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