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n 27. 2024

신위식 시인의 시 '도토리'를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김왕식







                  도토리  


                    시인 신위식



투욱 툭  
가을 떨어지는 소리  

소슬하여  
쌓이는 그리움  

도토리 줍다 마주했다  
다람쥐의 맑은 눈  

"가을은 남겨두고  
추억만 가져가세요"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신위식 시인의 시 '도토리'를
평하다




시인 신위식의 시 "도토리"는 가을의 정취를 담아낸 섬세한 시각과 감성적인 언어로 독자를 매료시키는 탁월한 작품이다.

"투욱 툭  
가을 떨어지는 소리"
첫 구절은 가을의 소리를 청각적으로 묘사하며, 독자를 가을의 풍경 속으로 이끈다.

'투욱 툭'이라는 의성어는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자연의 소리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이는 독자로 시각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청각적 경험을 동반하게 하여 시의 몰입감을 높인다.

"소슬하여  
쌓이는 그리움"
여기서 '소슬하여'라는 표현은 쓸쓸하면서도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을의 쓸쓸함과 그리움이 겹쳐지며, 자연과 인간의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쌓이는 그리움'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깊어지는 감정을 표현하며,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도토리 줍다 마주했다  
다람쥐의 맑은 눈"
이 구절에서는 가을 풍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그린다. 도토리를 줍는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다람쥐와의 우연한 만남을 묘사하며, 이는 자연 속에서의 작은 순간들이 주는 소소한 기쁨을 상징한다. '맑은 눈'이라는 표현은 순수함과 깨끗함을 나타내며, 자연의 순수성을 강조한다.

"가을은 남겨두고  
추억만 가져가세요"

이 구절은 이 시의 압권壓卷
이다.
마지막 구절은 이 시의 주제를 명확히 드러낸다. 가을의 풍경과 감정을 남겨두고, 그로 인해 생긴 추억만을 가져가라는 메시지는 삶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길 것을 제안한다.

이는 독자에게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면서도,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추억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신위식 시인의 "도토리"는 간결하면서도 감성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의성어와 의태어의 사용, 자연의 요소들과 인간의 감정을 교차시키는 기법 등은 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특히, 자연의 소리를 언어로 형상화함으로써 독자에게 청각적 이미지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신위식 시인의 "도토리"는 가을이라는 계절적 배경을 통해 인생의 깊이와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 시는 단순한 자연의 묘사를 넘어, 독자로 자신의 삶 속에서 잃어버린 순간들을 되찾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도토리를 줍는 행위는 단순히 자연의 일부를 수집하는 것을 넘어, 지나간 시간과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이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자연과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또한, 시에서 다람쥐의 맑은 눈과의 조우遭遇는 자연의 순수성과 인간의 내면적 순수성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장치이다. 이는 독자로 자신이 잃어버린 순수함을 되찾게 하며, 자연 속에서의 평화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점에서 "도토리"는 단순한 자연시를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철학적인 시로도 볼 수 있다.

이렇듯 "도토리"는 시인의 섬세한 관찰력과 감성적인 표현이 조화를 이루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앞으로도 시인이 이러한 섬세한 감성을 유지하며, 더욱 풍부한 이미지와 감정을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이길 기대한다.

"도토리"는 단순히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추억과 감동을 되새기게 하는 아름다운 시이다.



ㅡ 청람 김왕식

작가의 이전글 유정자 시인의 '달마사'를 청람 평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